아마존의 원클릭 결제와 망국병 액티브엑스 기반의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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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온라인 쇼핑기업인 아마존이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산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마존은 지난 해 5월 ‘아마존 코퍼레이트 서비시즈 코리아‘란 한국법인을 설립하였고,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시작했다. 아마존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물류창고지를 알아보는 등 물밑 준비를 한다는게 알려진 것이다. 아마도 일본에서의 성공경험과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직접구매 열기때문에 우리나라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이한 환호성이 나왔다. 마치 애플의 아이폰이 그랬던 것 처럼, 아마존이 들어와서 액티브액스 전자결제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달라는 절규였다. 필자도 동감할 만한 경험이 여럿있다. 작년 초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잔뜩 찾아서 쇼핑백에 담고, 결제를 하려했더니 액티브엑스를 설치해야 했다. 그런데 시스템이 재부팅되더니 쇼핑백은 텅비었다. 20 분에 걸친 노력 끝에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대학에서 학적부를 발급 받으려했는데 수수료 포함 550원을 결제해야했다. 역시 액티브엑스를 설치하고 또 설치하고 그러다가 무려 22분이 걸렸다. 허탈과 분노로 점철된 쇼핑의 사용자경험(UX)이다.
외국의 쇼핑사이트는 전혀 그렇지 않다. 돈 쓰겠다는데 쫓아내는 우리나라와 달리 편하게 돈쓰게 만드는 서비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아마존의 원클릭(1 click)과 페이팔(PayPal)이다. 오늘은 이들이 추구하는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의 구매편의성을 이해하고, 액티브엑스로 억압받는 국내 쇼핑산업의 경쟁력을 되돌아 보았으면 한다.
1) 아마존의 원클릭 서비스
아마존의 원클릭 서비스란 한 번에 모든 일이 끝난다는 뜻이다. 물건을 보고 그 옆에 있는 원클릭 버튼을 누르면 다 된다. 버튼을 누르면 주문이 접수되고, 등록해 놓았던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고, 저장된 주소로 배달 된다. 물론 30분이내에 취소할 수 있다. 인터넷익스플로러(IE) 뿐만 아니라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사파리에서도 되고, 애플 컴퓨터에서도 쓸 수 있다.
한번 클릭이란 극단적 편리함에는 소비자가 돈을 내는지도 모르게 한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결제과정을 최소화시켰기 때문에, 소비자는 클릭을 하는 과정에서 하게 되는 돈을 낼까말까라는 고민이 줄고, 결국 쇼핑을 더 많이 하게 된다.
2) 페이팔
아마존의 원클릭보다 광범위하게 쓰이는 온라인 결제 1위 서비스가 페이팔(PayPal)이다. 아마존의 원클릭은 아마존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페이팔은 온라인 쇼핑 뿐만아니라 기부등 송수금 서비스 전반에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24가지 통화(currency)를 지원하며, 3억 개가 넘는 계좌를 가지고 있다. 이베이(eBay)에서는 판매자들이 수금을 하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페이팔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자. 우리가 액티브엑스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으로 부터 약 15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페이팔의 기원은 전기자동차로 잘 알려진 앨런 머스크가 1999년에 설립한 엑스닷컴(x.com)이다. 머스크는 집투(Zip2)를 팔아서 번 2천2백만 달러중 일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은행을 거치지 않고 이메일을 이용해서 간편하게 송금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그리고 2000년에 컨피니티(Confinity)와 합병하여 페이팔을 개명했다. 다음 해인 2001년에 페이팔은 엄청난 성장을 거두며, 10대 인터넷 결제서비스가 되었다. 2002년 이베이(eBay)는 간편한 결제의 중요성을 알아차리고 미화 1.5빌리언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6천억원에 페이팔을 인수하였다. (지면의 제약으로 다루지 못하지만 페이팔 창업멤버의 성공을 빗댄 ‘페이팔 마피아’를 찾아서 읽어보기 바란다.)
페이팔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결제를 하고 송수금을 할 수 있는 간편한 서비스이다. 결제시 신용카드 정보를 매번 입력할 필요가 없으며, 페이팔 버튼을 누르고 비밀번호만 넣으면 된다. 업체측에 신용카드 번호나 은행계좌번호, 개인정보를 보내지 않아 안심도 된다. 그리고 여러 사이트에서 동일한 페이팔 결제시스템을 쓰기 때문에 매번 결제방법을 배울 필요도 없고, 사이트마다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개인, 개인사업자, 법인 모두 거래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계좌 유지 수수료는 무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자나 마스터 같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페이팔을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응용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빌미레이터(BillMeLater)라는 서비스는 이름 그래도 요금을 지불하는 시점이 25-90일 정도로 미루어진다. 따라서 당장에 돈이 나가지 않는 거래에 유리하다. 거래 특성상 신용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만기일까지 송금하지 않을 경우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트위터에서 이용하는 트윗페이(Twitpay)도 페이팔을 기본으로 한다. 수취인의 사용자 계정과 액수를 보내면, 수취인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면서 돈은 페이팔을 통해 결제된다.
분명한 것은 아마존의 원클릭이나 페이팔처럼 간단하고, 편리하며, 안전한 결제 서비스가 도입되어야 쇼핑의 사용자경험(UX)이 개선될 수 있다. 그래야 소비자들은 즐겁게 쇼핑하고, 쉽게 구매를 하고, 기업은 돈을 벌 수 있다. 문제는 돈을 쓰고 싶어도 절약하게 만드는 액티브엑스 기반의 결제 때문에 한국의 온라인 쇼핑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엑티브엑스 기반의 전자결제는 이제 망국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이크로 소프트도 포기했다는 액티브엑스를 고수하는 심각성이 잘 드러난 예가 있다. 어떤 웹사이트에서는 IE 10은 지원하지 않으니, 액티트엑스를 잘 설치할 수 있는 IE 6에서 IE 9로 내려서 사용하라는 웹사이트도 있었다. 보안때문에 액티브엑스가 있어야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보안의 기본 규칙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니 더 이상 거론도 않겠다.
우리 쇼핑 산업은 이미 안방에서 글로벌 경쟁을 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는 네 명중 한 명 꼴로 불편하고 값비싼 국내 온라인 쇼핑대신 해외 온라인 쇼핑을 하며 그 편리함에 감탄하고 있다. 여기에 이제 아마존까지 한국으로 진출한다고 한다. 물론 아마존이 한국에 들어오면 액티브엑스 때문에 원클릭을 못쓰게 되어 결국 마찬가지로 불편해 질 것이란 주장도 있다. 그렇지만 아마존이 물류창고만 한국에 두고, 비자나 마스터 등 해외결제 가능한 카드만으로 모든 거래를 미국서버에서 한다면 어떻게 될까? 쉽진 않지만 전혀 불가능한 스토리도 아니다. 이미 스마트폰에서 유료 앱을 구매할 때 원화가 아닌 달러로 표시되고, 카카오톡에서 스티커를 구입할 때도 달러로 표시된다. 결제는 해외결제가 가능한 비자나 마스터 카드로만 하고 있다. (재작년 구글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우리나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시도를 했지만 국내 법의 제약 때문에 포기했다.)
그리고 액티브엑스 기반의 결제는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산업의 글로벌화도 막는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해외 직접구매에 열을 올리는 것처럼, 한류붐을 타고 우리나라 쇼핑사이트에서 직접구매하고 싶은 해외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중국, 일본, 동남아는 신선식품배송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슴에 ‘참을 인’자를 서른 번쯤 새기면 돈을 받아주겠다며 액티브엑스기반 결제 서비스를 설득 할 수 있을까? 해외에선 50%이상이 IE를 쓰지 않고 크롬이나 파이어팍스, 사파리를 쓴다는 통계도 있고, 미국에선 마이크로 소프트 윈도우를 쓰지 않는 사용자가 30%나 달한다고도 한다. 이런 소비자는 배척의 대상인가?
우리나라 산업은 외세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혁신할 수 없는가? 아마존의 한국진출이 실현될 지, 액티브엑스로 부터 국내 소비자를 구원해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산업이 퍼스트무버로 진일보하려면 철저하게 사용자경험(UX)에 입각한 산업 전략과 관련 법규의 정비가 필요하다. 그 발걸음의 시작이 액티브엑스의 철폐와 관련법규의 정비이다.
http://uxsymphony.wordpress.com/2014/01/09/amazon-1-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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