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제가 여기서 하는 얘기들이 그리 편치많은 않은 얘기일텐데 이런 자리 마련해주신 정두언 의원 이하 공동주최 의원님들, 여기 오신 의원님들 내빈 여러분 다 감사드립니다.
정두언 의원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2009년 4월, 작년에 이 자리에 서서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만들어 놓은 강의노트를 찾았는데 없어졌더라고요. 그래서 정확히 제가 어떤 얘기들을 얼마나 자세히 했는지는 기억은 못하겠는데 대략 다음과 같은 얘기들을 했죠.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정두언의원의 주최로 열린 ‘새로운 자본주의와 한국의 미래’강연회에서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장하준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김정근 기자
첫째로 지난 30여년간 세계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2008년 금융위기를 가져왔는가. 그리고 또 무엇보다도 그 위기 이전에 이미 경제성장률 하락, 소득분배 악화, 경제불안의 증가를 가져왔는가에 대해 설명을 드렸고요. 그다음에 신자유주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영국에서도 금융위기를 계기로 해서 이건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그런 생각이 일고 정책을 바꾸는 마당에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동안에 말하자면 금과옥조로 말하고 따라온 신자유주의에 대해 우리도 다시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그런 지적을 했습니다.
인제 또 얘기하면서 우리나라가 말하자면 전범으로 삼고 따라가고자 노력하고 있었던 미국의 경제사회모델이 자본주의를 운영하는 유일한 방식도 아니고, 더구나 제일 바람직한 모델은 더욱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 선진국 하면 그냥 미국 그렇게 생각을 하죠. 그래서 서양사람은 다 미국사람이라고 하고.
다른 유럽이나 이런 데서 온 서양사람이 들으면 질색할 일이죠.우리한테 일본사람이라고 하는 거나 비슷하니까. 우리한테는 미국이 워낙 큰 그늘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제일 훌륭한 사회가 아니냐에 대해서 미국을 많이 따라가려고 했는데, 제가 그때 한 얘기는 미국이 첫째로 노동시간이 길다.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노동시간이 10% 많게는 30%까지 길기 때문에, 그냥 단순 1인당 소득으로 하면 구매력 기준 세계에서 생활수준이 제일 높은 것 같은데 노동시간당 소득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세계에서 7~8위 정도에 불과하다, 돈은 많지만 일을 많이 해서 번 것이기 때문에 그게 꼭 나쁜 건 아니지만 꼭 좋다고 얘기할 수가 없다.
그리고 평균수명이나 유아사망률 이런 건강지표를 볼 때 세계 30위권정도밖에 안되고, 선진국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범죄율을 가진 나라가 꼭 바람직한 사회라고 볼 수 없다는 얘기를 했고요.
또 한 얘기가 지난번 노무현 정부 때부터 우리 정부가 추진했던 것 중 하나가 금융허브 건설이죠. 주로 하는게 규제완화인데, 그 뒤에 깔려있는 생각이 뭐냐면 탈산업사회화론, 지식경제론. 그래서 옛날처럼 제조업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지식산업, 한편으로 소프트웨어, 한편으로 금융 이런 것이 새로운 시대의 동력이 될거다 그래서 우리도 빨리 그거를 해야한다는 논리인데, 그것을 간단히 비판을 하면서 탄탄한 제조업 기반 없이 지속적 번영을 유지해 나가는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금융중심지라는 것이 제조업 중심지를 따라 옮겨가는 것이거든요.(브로델 모델) 16세기 17세기 세계 금융의 중심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었고 네덜란드 벨기에 그 지역이 공업이 제일 발달했었던거고, 이후 영국이 산업혁명을 하면서 그 제조업 강국의 지위를 뺏아오니까 금융 중심지가 런던으로 갔고, 미국이 영국을 따라잡고 제조업의 리더가 되니까 금융중심지가 미국으로 올라갔단 말이죠. 그래서 금융중심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이 발달한 곳을 따라다니는 것이지, 금융만으로 발전한 나라는 없다.
물론 아주 작은 룩셈부르크 같은 도시국가는 예외로 하고요. 그리고 우리가 스위스, 싱가포르 흔히 금융허브로 성공한 것이 아니냐 생각한 나라들이 사실은 세계 5대 공업국에 속하는 나라들이다. 그러니까 스위스, 싱가포르 1인당 공업생산량으로 보면 스위스는 일본하고 세계 1,2위를 다투고 싱가포르는 4, 5위를 왔다갔다 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그나라들이 금융으로 성공한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제조업 강국이다. 그리고 또 우리나라가 최근 금융허브전략 추구하면서 말하자면 모범으로 삼았던 나라들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두바이 이런 나라들인데, 이런 나라들은 이번 경제위기에서 얼마나 엄청난 타격을 받았는지 주위를 환기시켰으면 합니다.
사실 아일랜드 같은 경우는 지난번 제가 말한 이후에 더 큰일이 났죠. 그래서 지난 3년간 국민소득이 30% 가까이 떨어지고 내년에는 얼마나 떨어질지 모르는 큰 위기에 처해 있는데, 그런데 주위를 환기시켜 드렸고요.
그리고 규제완화론에 대해 말했는데, 제 주장은 물론 기업에 방해되는 규제도 있지만, 기업에 도움이 되는 규제도 있다. 그래서 규제라는게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보면 안되고, 어떤 영역에서 어떤 식으로 규제를 하느냐가 더 중요한거다, 그런 얘기를 했고요.
현재 우리나라 규제완화를 해야 경제성장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우리 경제의 문제가 규제가 너무 많은 부분도 있지만 일부분에서는 지나친 규제완화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를 했어요. 자본시장 규제가 완화되니까 상장기업들이 샀다 팔았다 하는 부동주주들의 압력에 노출됩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이익을 내고 그걸 자기들에게 배당해달라는 것이거든요. 기업들이 어떻게 하겠어요. 우선 당장 급하니까 될 수 있으면 투자 안하고, 노동자 교육훈련에 쓰는 돈 줄이고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 당장 단기적 이윤을 많이 낸다는거죠. 거기서 엄청나게 배당을 많이 해야합니다. 그래서 외환위기 10여년 보면 그 대부분의, 모 안그런 해도 몇해 있었지만 대부분의 해에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가져온 돈보다 주식시장이 갖다준 돈이 더 많아요.
우리가 이론적으로 배울 때에는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라고 배웠는데 이런 식으로 단기주주의 압력에 노출이 되다보니까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갖고 오기보다는 갖다줘야합니다. 배당하고 자사주매입하고 해서. 그렇게 해서 설비투자, 기술개발 이런 곳에 과거처럼 적극적으로 못하게 되니까 기업의 장기적 미래에 문제가 된다. 그리고 노동시장 규제완화가 되면서 비정규직의 비율이 늘어났죠.
정규직도 직장의 안정성이 떨어지게 되니까 이게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냐 하면 젊은이들의 직업선택이 극단적인 보수화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제가 요번에 낸 책에서도 이 예를 크게 썼는데, 우리나라 지금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 80~90%가 의사나 변호사 이렇게 안정성 높은 직종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물론 죽을뻔 하다가 수술 받아서 살아난 일이 두세번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 의사예요. 하지만 어느 나라도 능력있는 젊은이들의 80~90%의 적성이 하나로 모이는 경우는 없거든요. 너 하고 싶은것 하면 안되고, 험한꼴 당하지 말고 공부 잘하니까 의대 가서 평생 쫓겨날 걱정 안하고 일해라, 이런 식으로 되는 겁니다.
이런 직업선택 편중현상이 제가 보기에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공해줄 기초과학 연구나 기술개발에 종사하는 인력의 질을 떨어뜨리고,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거다 이런게 걱정인거죠.
이 이야기를 하면서 직장이 불안하더라도 복지가 잘되어 있으면 우리 젊은이들이 이렇게까지 보수화가 되지 않지 않았겠느냐. 제가 어떤 비유를 들었냐면 자동차에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100km, 120km로 할 수 있다, 만약 브레이크 없는 차를 몰면 불안해서 20~30km 이상 운전할 수 없죠.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다가 급한 일이 있으면 밟았다가 세우면 되고 우리가 빨리 운전할 수 있듯 잘 설계된 복지국가는 이런 브레이크 같은 안전장치 역할을 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변화를 더 잘 받아들이고 더 진취적인 직업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이게 바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큰 복지국가를 가진 나라들이 미국보다도 경제성장률이 빠를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이다라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인제 또 더한 얘기가 복지국가라는게 흔히 좌파정책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복지국가를 제일 먼저 만든 사람이 독일의 유명한 보수 정치가 비스마르크입니다. 비스마르크의 논리가 뭐냐면 분명히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걸 그냥 놔두면 사회주의자들이 세력을 얻어서 자본주의가 망한다는거에요.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 처음에 산재보험부터 시작해가지고 의료보험, 연금, 실업보험 이것을 차례로 도입해서 세계 최초의 복지국가를 만든건데, 이런 얘기를 하면서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정당이라면 복지국가를 강조해서 사회통합을 강화하고, 그래서 기존 체제를 더 강화하는 정도의 안목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대강 요약을 했는데 그러면 작년 4월에 물론 강연을 들은 분들은 그런 얘기 이런저런 했던 거 같은데 생각하실텐데 그렇지 않은 분들 중에도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다 하는 말씀을 하실텐데. 맞죠? 왜냐면 이번에 제가 새로 낸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읽어보신 분들이 있을텐데 그분들이 책을 읽은 기억을 떠올리시면 지금까지 제가 했던 얘기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제 책 얘기를 잠깐 하자면 이게 사실 한국 독자만을 위해서만 쓴건 아닙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전세계에 있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건데, 그 책에서 하는 얘기하고 작년 여기서 하는 얘기는 대한민국 사정에 촛점을 맞춰서 쓴거니까 강조점의 차이가 있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작년에 했던 얘기가 그 책에 많이 들어갔어요.
서비스중심경제론에 대한 비판이나, 금융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 제조업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들. 이런 것들은 예전에도 많이 하던 거지만 이번 책에서 특히 강조를 했고, 복지국가를 자동차 브레이크에 비유한 것이나 한국의 의대편중현상에 관한 이야기, 미국이 왜 꼭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가 아닌가라는 것은 제가 이전에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책에 쓴 일은 없는데, 이번 책에 처음 쓰니까 그날 오셨던 분들이 말하자면 세계에서 그 얘기를 제일 먼저 들은 분들이 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그날 제가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작년 4월에 와서 강의를 하면서 사실 제 새 책의 예고편을 틀어드린 것입니다. 그때는 새 책 제목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대부분은 구상은 끝났지만 몇 개의 장은 구상도 끝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영화로 치면 그날 보신 예고편은 개봉 직전에 틀어준 완성된 예고편은 아니고 처음에 영화제작 시작됐을때 사람들 관심끄려고 맛보기 예고편을 내죠. 그런 것입니다.
얼마 전 정두언 의원께서 이메일을 하셔서 요번에 한국에 오신다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책으로 강연하시면 어떠냐라고 했는데 제가 좀 망설였어요. 이미 여기 와서 예고편을 보여드렸는데 제가 와서 또 얘기를 하면 이미 영화가 나오고 나서 감독이 또 나와서 그걸 또 요약하고 그러는게 한 얘기 또하는 것 같아서 과연 하는게 맞는가 인제 그런 좀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결국 강연을 하는게 좋지 않느냐는 마음을 먹게 된 게 이번 책은 한국만을 대상으로 한게 아니기 때문에 책에서는 얘기를 안했지만 한국상황에서 할 필요가 있는 얘기들이 있고, 작년 강연 때 언급은 안했지만 책에 새로 들어간 얘기 중에 지금 한국사회에서 곱씹어볼만한 얘기들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강연을 하겠다고 동의를 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 강의를 할텐데 일부 내용은 지난 해에 와서 한 것과 불가피하게 중복되는 부분이 있을텐데 그건 양해해 주시고요.
우선 금융을 이야기해보죠. 지금 아직도 2008년 좀더 길게 보면 2007년에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뭐가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죠. 2008년에 금융위기가 나니까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중시경제화계획이 주춤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래도 아직 많은 분들이 그에 대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애요. 그런데 제가 거듭 말씀드리고 싶은게 지난 20~30년 동안에 미국 영국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일랜드, 아이슬랜드, 두바이 이런 식으로 해서 금융중심경제전략을 통해서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나라들의 성장이라는게 사실 진정한 금융의 생산성 향상보다는 규제완화에 의존했다는 점이죠.
미국의 경우 은행의 부채비율 규제하는 규칙을 없앴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옛날 재벌도 그런게 문제가 됐지만 돈을 막 빌려 사업을 하니 얼마나 돈을 많이 벌겠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옛날 재벌들이 부채비율이 400, 500%다 너무 높다고 했는데, 지금 외환위기 날 때 미국 금융기관들의 부채비율을 보면 예전 우리 재벌은 장난입니다. 3000%, 높은 경우는 5000% 되요. 그런데 그렇게 빚을 많이 내서 할 수 있으면 누가 돈을 못벌겠어요. 파생상품 같은거 나중에 밝혀졌지만 말도 안되는 상품 팔수 있도록 해주고, 신용평가기관이라고 그 기관들 때문에 우리나라 예전에 고생도 많이 했는데 나중에 금융위기 나고 미국 국회에서 청문회 해보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적당히 등급을 매겼다는 것도 밝혀지고 지금 이게 굉장히 허상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죠.
오죽하면 폴 볼커라는 분이 있죠. 현재 오바마 정부에서 경제재건위원회 위원장이고 레이건 대통령 때 그린스펀이 들어오기 전에 미국 중앙은행 연준의 의장을 한분인데 말하자면 미국 금융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분인데, 이 분이 한 얘기가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금융 혁신했다고 했는데, 자기가 보기에 사회적으로 유용한 금융혁신은 오직 현금자동인출기밖에 없다는 혹평을 했어요. 제가 한 얘기가 아닙니다. 미국 금융의 대부라는 사람이 그정도 얘기를 했으니까 이게 얼마나 사상누각적인 금융발전이었는가를 알 수 있는거죠.
지난 번 강연에서도 강조했고, 오늘 강연에서도 강조하고, 책에서도 강조했지만 저는 흔히 오해하시는대로 반금융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도리어 저는 현대 금융 없이는 현대 자본주의도 없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책에도 소개를 해놨는데 재밌는게 뭐냐면, 옛날에는 도리어 시장주의 경제학자들이 애덤 스미스를 비롯해서 주식회사와 은행 제도를 반대했어요.
왜냐면 주식회사를 만들면 자기가 그 회사를 100% 소유하지 않고도 경영하기 때문에 완전히 자기 돈으로 하는 것보다 과다한 위험 부담을 진다는거죠. 자기가 다 책임을 안져도 되니까. 물론 그런게 있습니다. 주식회사나 은행이나 은행도 결국 자신이 갖고 있는 것보다 8배 9배 빌려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현대 금융제도를 반대했는데, 사실 그런 제도가 없었으면 아직도 자본주의는 수공업이나 소규모 공장에 기초한 체제였을거고, 바로 그런 주식회사, 은행제도가 있었기에 대규모의 자금이 동원되고 새로운 자금이 창출되고 해서 자본주의가 발전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거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난 30여 년간 세계를 지배해온 금융, 그리고 우리나라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금 정부에 이르기까지 간절하게 추구하고 싶어해 온 금융 모델은 실물경제와 유리된 금융을 위한 금융, 그래서 결국 실물경제까지 망치는 금융이었다는 것을 명심을 해야되요.
그래서 금융을 발전시켜야 하지만 실물과 함께가는 금융, 튼튼한 실물경제에 기초한 금융이 되어야 한다. 그냥 정말 돈놓고 돈먹기하는 금융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규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되는 거죠. 금융규제 안하는게 좋다고 하지만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90년대 초중반까지 은행들의 대출을 규제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일정 부분을 말하자면 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야하고, 소비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규제를 했죠. 그래서 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은행 대출의 9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그거를 자유화하니까 은행들 입장에서 돈벌기 제일 쉬운 것은 주택담보대출이거든요. 담보물도 있겠다, 그리고 왠만한 사람들은 정말 그게 자기의 유일한 큰 덩어리의 재산이기 때문에 다른 것을 줄여가면서라도 주택담보대출은 갚는다는거죠. 그래서 은행들이 가장 좋아하는게 주택담보대출이예요. 그리고 그다음에는 월급을 차압할 수 있는 소비자 대출 이런건데 이걸 자유화하니까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대출 중에 기업들에게 빌려주는게 40% 될때도 안될때도 있어요.
그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대기업들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물론 그것도 아까 말씀드린대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너무 많이 동원하면 단기주주 압력으로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일단 단기적으로는 그래도 자금 동원이 되는데, 중소기업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이런 문제를 정책을 바꿔서 해결을 해야 될거고 그다음에 파생상품 같은 것은 제가 책에서 한 주장이 어떤 파생상품이 처음에 발명이 됐을 때 사회적 이득이 사회적 비용보다 크다는 것을 사전에 증명하지 못하면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 저는 사실 이렇게 주장을 했어요.
얼핏 들으면 뭐 저런 과격한 주장을 한 것 같지만, 우리가 그런 것을 맨날 합니다. 예를 들어 의약품. 제약회사가 약 만들면 바로 팔 수 있나요. 절대 안되죠. 식약청에서 엄격한 검사를 받아야 하죠. 모든 약이 부작용이 있거든요. 이 약이 부작용보다 효과가 크다는 판명이 나고 그리고 인체에 큰 위험이 없다는 판단이 나야 팔 수 있죠. 자동차도 안전기준이 있고 다른 제품들은 미리 안전하면 팔 수 있는데 왜 금융제품만 일단 팔아놓고 그 다음에 문제생기면 그때 가서 보자고 하는지 저는 그게 말이 안된다는 거죠. 결코 과격한 주장이 아니라 우리 시스템의 안전을 높이려면 이런 것도 고려를 해야된다. 그래서 더 자세한 얘기를 할 시간은 없지만 이런 식으로 금융규제를 다시 생각할 때가 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금융문제 있어서 현재 우리나라가 시급하게 주의를 기울일 게 외국자본의 유출입에 대한 통제입니다. 최근에 북한하고 갈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2000을 넘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고 있죠. 일견 축하할 일이지만 사실 이건 걱정스러운 일이예요.
왜냐면 지금 우리나라 주가가 올라간게 우리나라 경제가 잘되어서라기보다는 주 원인이 아까 말씀드린대로 선진국이 유례없는 금융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이자를 엄청 낮췄습니다. 이자율이 0%에서 1% 사이예요. 그러니까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수익이 낮으니까 이자율이 높은 후진국으로 몰려듭니다.
우리나라 주가 많이 오른 것 같지만 남미, 칠레같은 데 가면 주식시장이 거의 2배가 뛰었어요 1년사이에. 그런 식으로 지금 엄청나게 고수익을 찾는 국제자본이 돌아다니면서 주가를 올린건데 이게 굉장히 부작용이 많다는 말이죠.
우리나라만 해도 지난 1년 반 사이에 통화가치가 한 30% 절상되면서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다음에 이런 또 자금이 유입이 되니까 주식시장을 필두로 해가지고 부동산 시장이라거나 나라따라 다르지만 부동산 시장이나 여타 자산시장에 막대한 거품이 끼고 있거든요.
이게 당장은 좋은 것 같지만 선진국들에서 어떤 이유가 되서 이자율이 올라간다거나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경험한 것처럼 큰 위기가 또 터지면 자금들이 선진국에서 그 위기가 터져도 그 자금이 선진국으로 다시 몰려들어요. 그래도 거기가 안전하다 해가지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 나라를 비롯한 많은 부동자금의 유입을 받은 후진국들이 경제위기를 겪을 수가 있는거죠. 그래서 사실 97년 아시아 외환위기도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그런 것에서 많이 원인을 찾습니다. 그 전에 특히 아시아 후진국으로 돈이 확 몰려들어갔다가 그게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된거죠.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우리를 비롯해서 자본통제를 시작했어요. 예치금제도라는게 있는데 그게 뭐냐면 돈을 갖고 외국인이 투자를 하러 들어올 때 갖고 오는 돈의 – 나라마라 다른데 – 일정한 비용을 중앙은행에 예치를 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돈을 1년 이내에 갖고 나가면 예치금을 못받아요. 1년 이후면 받고.
그러니까 너무 단기적인 투자를 못들어오게 하자는거죠. 그리고 또 외국인 자본거래 이득에 대해 특히 국채거래를 통한 이득에 세금을 걷는 나라가 많이 새겼고, 금융기관들이 외환관계 파생상품거래하는데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그리고 나라에 따라서 은행세나 자본거래세 뭐 그런 것을 도입하려고 하는데, 많은 나라들이 지금 이거를 실시하고 있거나 일부 정책은 적극적으로 고려를 하고 있습니다.
재밌는게 과거에 이런 정책을 한다고 하면 말하자면 핏대를 올리며 반대하던게 IMF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IMF가 후진국에 다니면서 대부분에 이런 정책을 쓰라고 권고를 하고 다녀요. 그렇게 국제적인 유동자본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죠.
우리나라도 지금 은행세를 도입한다 뭐한다 하면서 이런 정책을 일부 실시를 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강도가 너무 미미하기 때문에 좀더 강화를 해야되요. 사실 다른 때와 다른게 지금은 IMF도 그걸 권고하고 다니는 상황이라 국제적 욕먹을 일도 없고, 다른 나라도 다 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것을 한다고 특별히 불이익 받을 이유도 없거든요. 나중에 이게 다 빠져나간 다음에 당황해서 고생하지 말고 미리미리 이게 너무 많이 들어오는걸 막아야 한다는 그런 얘깁니다. 그래서 이 금융시장은 그렇게 보고요.
그다음에 인제 제가 또 여기와서 강연한다니까 일부 언론에서 장하준 교수는 FTA를 반대하는 걸로 유명한데 그런 사람이 한나라당에서 강연한다니까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다 그런 얘기를 썼는데, 그래도 그런 얘기도 워낙 현안이니까 꼭 여러분이 찬성해주시라는 의미에서라기보다는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책에서 자유무역으로 부자된 나라가 거의 없다 이런 장이 있는데, 거기서 자유무역 전반에 대해서 이게 말하자면 후진국에는 잘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말을 해놨는데 거기에 사실 한미FTA나 한EU FTA같은 양국간의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사실 얘기를 해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노무현 정부가 처음에 얘기를 꺼냈을 때부터 한미, 한EU FTA처럼 선진국하고 하는 FTA에 대해서 특히 반대를 해왔는데 사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중요한 것만 얘기를 드리자면 첫째로 미국하고 한다던가 EU와 한다던가 양국간의 FTA 하면 이게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예요. 왜냐면 우리가 예를 들어 미국 차, 미국 소고기를 무관세로 수입을 하면, 결국 그걸 통해가지고 우리나라 관세 자체를 그런 제품에 대해 없애지 않는한, 일본차, 호주 소고기에 대해 차별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순수 자유무역론자들은 양국간 자유무역협정은 자유무역이 아니라고 노골적으로 얘기합니다. 하려면 모든 나라와 다 해야지 왜 한 나라하고만 하는거죠. 그래서 자유무역 이론가로 유명한 콜럼비아 대학의 인도계 교수인데 바그와티 교수라는 분이 계신데 이분은 뭐 아주 내놓고 이런건 자유무역이 아니다. 그런 식으로 여러나라 얽혀서 하지 말라고 WTO한건데 왜 자꾸 그런걸 하냐고 노골적으로 비판을 합니다.
그래서 인제 이런 얘기를 하면 일부에서는 한나라하고만 하는게 아니라 모든 나라와 FTA 하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데, 이렇게 하다보면 그 협상 비용도 많이 들고 그리고 시스템이 굉장히 복잡해지죠. 양자간 협상 하다보면 예외규정을 굉장히 많이 만들게 돼서 대체 뭐가뭔지 알 수가 없게 되는데 그래서 다같이 한번만 협상해서 끝내자고 하는게 WTO인데, 이 질서를 인제 왜 우리나라가, 말하자면 앞장서서 깨고 다니는 건지 그것도 의문이고요, 그리고 그런 얘기를 하면 이미 자유무역협정이 수백개 있는데 그걸 하지 않으면 낙오된다, 극단적인 분은 쇄국하자는 말이냐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그거 아니죠.
우리나라가 얼마나 개방된 나란데 FTA 안한다고 우리나라가 갑자기 북한이나 쿠바같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그렇게 국제무역에서 성공했지만 어디랑 FTA 맺어서 그런거 아니거든요. 물건이 좋고 가격이 좋으면 사게 되어 있어요. 물론 관세라는게 영향을 미치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거든요. 지금 존재하는 자유무역 협정의 대부분이 EU나 남미의 mercosur라고 해가지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그 부근 나라들이 맺은 협정인데 대부분 비슷한 나라들끼리 하는겁니다.
그런건 사실 좋아요.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끼리 자유무역을 하면 시장도 넓어지고 서로 자극도 돼서 실보다는 득이 더 많습니다.
제가 문제를 삼는 것은 우리나라가 칠레같이 낮은 나라와 하는 것이 되었건, 우리보다 높은 미국과 하는 것이 되었건 수준차이가 나는 나라들끼리 하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 얘기를 조금 있다가 자세히 하겠는데. 지금 보면 미국과 양자간 자유무역협정 맺은 나라들이 대부분 티셔츠 한장이라도 더 팔아보려는 중남미나 중동의 가난한 나라들입니다.
남미의 페루라거나 중동의 요르단 이런 나라들인데, 그래서 사실 경제력이 높은 나라 중에 미국과 자유무역 하는 곳은 협정 맺은 곳은 싱가포르와 호주밖에 없죠.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서 워낙 특이한 나라고, 호주는 뭐 사실 워낙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자원으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원래 제조업이 발달이 안되어 있어서 미국하고 한다고 해도 크게 잃을 건 없다 이런 계산을 한 것 같은데, 사실 이게 과연 이런 식의 양국간의 자유무역협정이 좋은것인지 생각을 해봐야 되고요.
무엇보다도 제가 이런 선진국들하고 이런걸 맺는 걸 반대하는 이유는 비슷한 나라끼리 하면 자유무역이 좋은데 수준차 나는 나라하고 하면 단기적으로는 물론 서로 어느 정도 이익을 볼겁니다. 시장이 확대되고 하니까. 장기적으로 보면 뒤떨어진 나라가 앞선 나라를 따라잡는데 장애가 되는 거죠.
극단적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가 만약 1960년대에 미국하고 자유무역을 맺었다면 지금 현대자동차 없습니다. 삼성전자 없고, 현대조선 없고, 우리나라 포항제철 없고 우리나라 아직도 가발이나 합판 만들어서 수출하고 있을거예요.
물론 우리가 지금 그런 정도의 단계는 아니지만 과연 어느 단계냐. 지금 우리나라가 뭐 전자니 조선이니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분야가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 생산성이나 국민소득이나 이런게 선진국들의 50% 수준이예요.
제일 잘사는 나라들이 미국, 스위스, 스웨덴 이런 나라들 보면 국민소득이 대략 4만에서 4만 5천달러 사이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2만달러 되다 안되다 하잖아요.
그리고 산업별로 생산시설 비교한 것 봐도 전자같은 몇 개 분야 빼고는 다 대부분이 생산성이 선진국의 50%라는거죠. 그래서 지금 격차가 있는데 과연 우리가 앞으로 진짜 4만달러짜리 나라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어떤 고급 산업을 미국이나 EU같은 곳과 완전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면서 개발을 시킬 수 있는가. 저는 그게 의문이라는거죠.
그래서 인제 이런 얘기를 하면 아 뭐 인제 경쟁을 하면 자극이 되어서 생산성 증대 효과가 있으니까 그런거로 따라잡지 않겠냐는 말씀들 하시는데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얘깁니다만 경쟁 문제를 생각할 때 항상 같이 생각해야할 게 능력이거든요. 능력이 너무 차이가 나면 경쟁을 하면 도태가 되거나 더 떨어지지 따라잡지 못합니다. 제가 어떤 비유를 잘하냐면 예를 들어 한 5등 정도 하는 학생인데 그 학생을 1등짜리만 모여있는 반에 집어 넣어요. 그러면 그 학생이 자극이 되어서 그 학생이 1등짜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꼭 된다는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 10등 15등 하는 학생을 1등짜리 반에 집어넣으면 경쟁과 자극 엄청 되죠. 자기들보다 훨씬 잘하는 학생들, 와 뭐 저렇게 잘하는 애들이 있냐, 경쟁과 자극이 엄청 되지만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알아듣지도 못하고 도리어 기죽어 더 떨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5등짜리 나라냐 10등짜리 나라냐는건데 제가 보기엔 아직은 10등짜리 나라라는거죠. 그런걸 한다면 예를들어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의 80% 수준에 가서 하면 경쟁자극효과 덕분에 따라잡을 확률이 상당히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거기까지 안왔는데 시기상조라는거죠. 다들 이런 문제에 대해 판단이 다르고 하시니 제가 꼭 맞다고 하고 싶진 않지만 다면적으로 고려를 해야한다. 그냥 넓은 시장이 열리니까 좋은것 아니냐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다는거죠.
그리고 다음에 얘기해 볼 것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감세 문제를 얘기를 해볼까요. 소위 그 감세론 특히 고소득층에 대해 감세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일견 일리가 있습니다. 왜냐면 결국 투자하고 경제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것들이 말하자면 부자들인데, 그 사람들한테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가 잘되고 경제성장이 잘될거다 이런 주장인데요.
이게 문제가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는데 실제로 그런 식으로 경제가 성공한 예가 거의 없어요. 제일 이런 부자감세정책을 적극적으로 편 나라가 미국인데, 80년대 레이건 정부 때부터 해서 첫째로 규제완화를 해서 말하자면 부자들이 돈 벌 기회를 최대화 해줬고, 그리고 그에 대해 그 과정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감세를 해주면서 더 그 돈 많이 가져왔으니까 더 투자하고 성장시킬거다 했는데 결과를 보면 비참하거든요.
1979년에 미국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였습니다. 이게 2005년 6년이 되면 23%가 되요. 엄청 인제 몰아준건데, 그러면 투자가 늘고 성장이 늘고 그래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미국 투자율은 도리어 떨어졌고, 경제 성장률도 1960년대 70년대의 1인당 기준으로 연간 2.6%였는데 90년대 이후로는 이게 1.6%가 됐습니다.
돈을 그렇게 몰아줬는데 나오는게 없단 말이죠. 그래서 무조건 세금만 깎는다고 투자가 되고 성장을 촉진시키는게 아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뭔가 감세되는 부분이 투자로 들어갈 수 있는 정책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괜히 돈만 몰아주는데 도리어 성장은 더 안될 수도 있다는거죠.
이런 얘기를 할 때 제가 강조하는 것은 많은 분들이 세금이라는게 말하자면 정부가 걷어다가 어디다가 태워버리는 돈으로 생각하시는데 그거 아니죠. 그거 걷어가지고 길도 닦도 통신망도 깔고 공공교통도 운영하고 교육도 시키고 의료도 제공하고 하니까 그게 다 경제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걸 낭비적으로 쓸 수도 있어요. 엉둥한 데 투자를 해가지고 돈을 날릴 수도 있고, 그런 가능성이 있지만 그거는 세금을 얼마나 걷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걷어다 어디다 어떻게 쓰냐 문제거든요. 그걸 논의를 해야되요. 그러니까 세금이 낮은 것 자체가 좋다면, 아프리카 경제가 제일 잘되야죠.
말하자면 거기 많은 나라들이 세금 걷을 행정력이 없어서 조세부담률이 10%도 안됩니다. 그러나 왜 그런 데 가서 투자를 안하고 그 세금이 훨씬 높은 스웨덴, 독일 이런 데 투자를 하냐는거죠. 세금을 많이 걷지만 잘쓰는 나라들은 그만큼 거기에서 얻는 게 있으니가 기업들이 가는거고, 세금을 아무리 안걷어도 정부가 해주는 일이 없으면 거긴 안가는 겁니다. 이거를 자꾸 세율 자체가지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세금을 어떻게 잘 쓰냐하는 이런 걸 얘기해야하는거죠.
그리고 인제 세금문제 나오면 바로 복지국가 문제가 나오는데요, 이 또 많은 분들이 복지국가라는게 부자라는게 돈뺏아서 가난한 사람한테 나눠주는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이거는 사실 우리가 미국같은 곳에서 시행하는 선별적 복지, 그러니까 말하자면 인도적 차원에서 형편이 아주 어려운 사람들에게 밥 굶지 않고 최소한의 식생활과 의료 교육 이런 혜택을 주는 그런 복지만 생각하니까 그렇습니다.
이번 책 21장에서 자세히 설명해놨는데 유럽의 여러 나라들 특히 핀란드, 스웨덴에서 하는 것처럼 모든 국민들이 다같이 세금을 더 내고 다같이 광범위한 복지를 보는 체제가 되면 복지국가가 도리어 사회의 역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기본적인 교육 의료 주거 노후에 대한 보장을 해줌으로써 국민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주고, 특히 중요한 것은 실업보험이나 재교육 지원을 통해서 재기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변화에 대한 저항도 덜하고 무엇보다 진취적인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 그래서 의대편중현상 그런 것도 이렇게 설명할 수 있고요.
어떤 직장에 가서 거기서 뭐 어떤 이유로건 일단 도태가 되면 그 다음에 인생이 끝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느 확신이 있어야 그래 나도 여기 한번 도전해보자는 정신이 생기는거죠.
우리가 얼핏 생각할 때는 스웨덴 이런 곳이 복지도 크고 정부개입도 크고 그러니까 예를 들어 자유무역에 반대할 것 같은데 미국보다 그런 나라들이 자유무역에 대한 반대가 훨씬 적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물론 무역이 개방이 되어 있어서 외부에서 경쟁이 들어오면 직장을 잃을 확률이 높죠. 그렇지만 그런 나라에서는 직장을 누가 바꾸는걸 좋아하겠습니다만 직장을 잃는 것이 인생의 끝이 아니거든요. 일단 먹고살 만큼 실업수당이 나오고 재교육 받아서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건데 미국에서는 직장을 잃으면 병원도 마음대로 못갑니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그 노조같은 곳에서 그렇게 보호무역에 대한 압력을 넣고 경쟁을 싫어하는거예요.
그래서 도리어 그런 식으로 복지국가를 해주는게 국민들에게 더 개방적이고 경쟁을 받아들이는 체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러면 아 뭐 실패한 사람을 도와주면 자꾸 사람들이 안이해지지 않겠느냐는 말씀들이 있는데 이것도 또 뭐 대단히 얼핏 듣는 것처럼 반자본주의적이 주장이 아니예요. 왜냐면 이게 기업한테는 해주고 있거든요.
기업에는 파산법이 있습니다. 파산법을 통해 파산을 선언하면 기업의 상태에 따라 법정관리를 하기도 하지만, 또 일단 채권자들에게 보호를 해주고 채권 어느 정도 탕감을 해주고 그리고 구조조정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가들도 사업을 하는데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되요. 파산법 있기 전 자본주의 초기에는 파산을 하면 기업가가 자기 재산을 모든 것을 다팔아야 되는 것은 물론이고, 빚을 못갚으면 감옥에 갔어요. 그러니까 누가 사업을 하려 하겠습니까.
그때 누가 목숨을 걸고 하는거죠. 근데 이게 파산법으로 보호가 되니까 예를 들어 가장 잔혹한 자본주의로 알려져 있는 미국이 파산법이 제일 후합니다. 미국에서는 파산 선고하면 6개월동안 자동적으로 챕터 일레븐이라고 해서 채권자들이 돈을 못가져가게 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더욱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거든요. 제가 책에서 표현하기를 이 복지국가라고 하는게 그 노동자의 파산법이 될 수 있다. 재기의 기회를 주기 때문에.
이제 끝을 맺어야겠네요. 복지국가 얘기를 하다보면 결국 얘기가 귀결되는게 도대체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가 그런 얘기라고 생각하는데, 그 얘기로 끝을 맺고, 제 강연을 일단 마치고 질의응답하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해봤으면 하는데요.
첫째로 어떤 나라가 더 좋은 나라냐 잘사느냐 표현을 여러가지로 할 수 있지만, 이걸 판단하는데 소득이 흔히 기준이 되죠. 부자나라가 가난한 나라보다 말하자면 더 좋은 삶은 누린다고 하고,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또 경제성장률이 높은 경제가 더 성공적이라는 말을 합니다.
우리나라 경우에는 지난 50년간 경제성장을 워낙 잘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소득이나 성장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잘못된겁니다. 흔히 비판을 할 때 돈 많으면 뭐 티비 한대 더 사고 물건 좀더 사고 그런다고 그렇게 행복해지는거냐. 물론 일리가 있는 얘기지만 소득이 늘어나면 특히 소득수준이 낮은 단계에서는 소득이 늘어나면 이게 단순히 물건 더사는걸로 그치는게 아니죠. 밥도 더 잘먹고 돈있으니 불도 잘때서 병도 덜걸리고, 또 돈이 있으니까 병원에도 더 맘대로 갈 수 있고, 나라가 부자가 되면 그만큼 옛날만큼 힘든 일 오랜 시간 안해도 되거든요.
우리나라가 지금도 아마 선진국 중에서는 단연 최고지만, 지금은 아마 후진국을 포함하면 1등은 아닐텐데, 9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에서 노동시간 최장이었잖아요. 이런것들이 다 소득이 늘어나면 그런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편히 살고 더 오래 살게 됩니다. 굉장히 중요한 얘기에요.
우리 지금 다 뭐 온 국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도 밥 먹고 살만한 나라가 됐기 때문에 그거 별거냐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1963년에 태어났는데 그 당시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53세예요. 물론 오래 사는 사람이 살지만 애들이 많이 죽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평균수명 77세가 됐습니다. 53세, 77세 요걸 요즘 식으로 이야기하면 얼마 전에 지진나서 난리난 나라 있죠. 아이티라는 나라. 그 나라의 평균 수명이 54세 55세예요. 77세면 스위스 평균수명이 78세 79세입니다. 우리나라가 말하자면 50년만에 하이티에서 스위스가 된거니까 엄청난 발전이죠. 결코 무시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물론 소득과 성장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니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어느 정도 소득수준이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소득하고 행복하고 직접적인 관계가 없거든요. 논란이 많은데 학자들에 따라 1만달러다 2만달러다 암튼 그 선을 넘어가면 꼭 돈이 더 많다고 행복한 나라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지금 딱 그런 수준 쯤 와 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아까 강조했지만 아직도 성장이 더 필요한 나라죠.
우리나라가 진짜 뭐 스위스나 미국이 되도 더 성장을 안해도 되지만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고, 성장이 더 필요한 단계지만 이제 우리도 소득수준을 올리는 것 더해서 어떻게 국민들이 행복하고 의미있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단계가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제 점점 그렇게 되고 있지만 노동시간을 줄여서 국민들이 그런 시간을 자기 계발과 가족이나 이웃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쓸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하죠. 그리고 인제 충분히 그런걸 흡수할 만한 단계에 이르렀고요. 처음에 토요일날 일 안하게 한다 이렇게 하니까 굉장히 큰일날 것처럼 얘기하는데 지금 다 흡수가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인제 그런거. 또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니까 40대 남자 사망률이 세계 1위입니다. 수치스러운 타이틀 떨어내야죠. 물론 노동시간을 줄이면 아무래도 생산량이 줄어드니까 이걸 뭐 급격히 할 수는 없지만 생산력 향상 분을 말하자면 노동시간 감소로 물건을 더 받는 것보다 끌어내고 일자리 나누기를 통하면 일을 훨씬 덜 하면서 물론 일 열심히 하고 잘하는게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사는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면도 생각을 해야되고. 아까도 말씀을 드렸지만 고용안전이나 복지확대를 통해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최소화해야한다.
재밌는 연구결과가 2,3년 전 미국 유력 의학지에 났어요. 뭐냐면 영국 사람들하고 미국 사람들의 건강지표를 비교해보면 미국 사람들의 건강지표가 안좋거든요. 그래서 그 원인이 뭔가 분석을 했어요. 식생활이 다른가 유전자가 다른가. 그런데 미국하고 영국은 인종이 비슷하니까 유전적 요인도 아니고 식생활도 요새 영국에서 많이 미국화가 되서 비슷하고 연구자들이 찾다 찾다 찾은게 미국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거죠.
직장이 더 불안하기 때문에 그리고 미국은 우리도 시작했지만 해고할 때 문자 보내서 20분 안에 건물에서 나가라는 식으로 하잖아요. 항상 그런 공포 속에서 살기 때문에 다른 요인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 차이밖에 없다는거죠. 그래서 그런 것도 한 연구 결과 보고 침소봉대할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도 생각을 해봐야 된다. 그리고 또 복지제도를 확대해가지고 형편이 좋지 않은 집 애들이 좀더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실패해도 재기할 기회를 줘야한다.
이게 단순히 도덕적 차원에서 하는 얘기는 아니예요. 옛날에는 아메리칸 드림, 미국의 꿈이라는 말이 있었죠. 유럽은 신분구조가 엄격했기 때문에 거기서 능력이 있고 노력을 해도 계층상승이 힘든데 미국에 건너가면 어디서 왔는지 영어를 하는지 못하는지 묻지 않고 일 열심히 하고 잘하면 성공한단 말이죠. 그래서 많은 유럽 사람들이 그 꿈을 찾아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몇십년 사이에 역전이 됐어요. 요새 나오는 연구를 보면 계층상승이 유럽이 훨씬 더 쉬워졌습니다. 특히 뭐 북구나 네덜란드 독일 이런 식으로 복지국가 잘 디자인되어 있는 나라들에서 계층상승률이 미국보다 훨씬 높아요. 이게 뭐냐면 우리가 진짜 능력에 기초해가지고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보상을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이게 역동적이고 경제가 잘 되는 나라가 되는데, 이게 말하자면 계층상승이 잘 안되는 건 막히고 있다는 거거든요.
도덕적, 당위론적 차원에서 그걸 해서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고 이런 얘기가 아니라, 경제 성장, 경제의 역동성을 위해서도 이게 필요한 것이다라는 말씀을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요인을 얘기했고, 사람마다 중점 두는게 다르잖아요. 그래서 정답이 있을 수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함이 남들과 같을 수도 없고 꼭 맞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바로 인제 필요한게 그거를 인제 정치권에서 수렴을 하셔서 말하자면 열린 마음을 가지고 토론을 해가지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거죠. 제 바람은 오늘 제가 드린 얘기를 꼭 다 받아들여주시라는 것 보다도 한나라당이 뭐 우리나라 말하자면 양대 정당 중 하나고 현재 집권여당인데, 그 당이 그 합의를 도출하는데 말하자면 주도적인 역할을 안하면 누가 할건가. 오늘 한 얘기가 한나라당이 그런 역할을 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제가 더 이상 바랄 바가 없겠다. 그런 말씀 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2271646082&code=92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