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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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22011
 

건배사를 맡은 이가 ‘9988’ 하면 다른 이들이 ‘234’를 외치는 건 이제 고전에 속한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 이틀만 앓다가 3일째 죽자’는 뜻인데 나름대로 훌륭한 뜻이 담긴 건배사다. ‘재건축’이란 건배사도 있다. ‘재미나고 건강하게 축복받으면서 삽시다’라는 뜻이란다. ‘해당화’는 또 어떤가. ‘해가 갈수록 당당하게 화려하게’란 뜻이 담겼다. 이상의 건배사는 주로 60대 이상의 장년층이 많이 쓴다.

‘오바마’는 골프에서는 ‘오케이 바라지 말고 마크해’란 뜻이지만 술자리에선 다른 뜻으로 통용된다. 얼마 전 대한적십자사 간부가 ‘오빠 바라보지만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뜻이라며 ‘오바마’를 외쳤다 낙마했다는데 이 건배사에는 다른 뜻도 있다. 즉 ‘오래오래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라는 뜻이란다. 하긴 듣기에 따라 이마저도 외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성공이나 행복을 기원하는 건배사로는 ‘단무지’도 있다. ‘단순하고 무식하게 무지 행복하게 살자’는 뜻이다. ‘나가자’는 또 어떤가. ‘나라와 가정과 자신을 위하여’라는 뜻이 담겼다. 점잖은 자리에선 자제하는 게 좋겠지만 ‘성행위’란 건배사도 있다. ‘성공과 행복과 위기극복을 위하여’라는 뜻을 담았다(엉뚱한 자리에서 이 건배사를 외치면 분위기가 썰렁해질 수도 있다).

사랑과 우정을 기원하는 건배사도 있다. ‘변사또’는 ‘변함없이 사랑하고 또 만나자’는 뜻이고, ‘사우나’는 ‘사랑과 우정을 나누자’는 의미를 담았다. ‘오징어’는 또 어떤가. ‘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는 뜻이란다. ‘당나귀’란 건배사도 있다. 발음하기도 쉽고, 어느 모임에서건 부담 없이 통용될 만하기에 인기가 높다. ‘당나귀’란 즉 ‘당신과 나의 귀한 만 남을 위하여’란 뜻이다.

직장 동료들끼리의 회식 자리에서 자주 들리는 건배사는 ‘주전자’다 ‘주인의식을 갖고, 전문성을 갖추고, 자신 있게 살자’란 뜻이다. 사장님이 ‘SS’라고 외치면 직원들이 ‘KK’라고 화답하는 건배사도 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까라면 까라는 대로’의 준말이란다(군대 용어처럼 들리기도 한다).

골프와 관련한 건배사도 빠질 수 없다. ‘올파’는 ‘올해도 파이팅’의 준말이고, ‘올보기’는 ‘모두들(올) 보람차고 기분 좋게 살자’란 뜻이다. 건배사의 계절이다. 올해는 별 탈 없이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도 건배사에 담긴 뜻처럼 모두들 씩씩하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올보기!”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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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사 백과사전

단합과 감사, 발전 다짐하는 건배사

▲ 나가자 = 나라를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자신을 위하여.
▲ 사우나 = 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 개나발 =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 조통세평 = 조국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하여.
▲ 재건축 = 재미있고 건강하게 (서로를) 축복하며 살자.
▲ 우생순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위하여.
▲ 무화과 = 무척이나 화려했던 과거를 위하여.
▲ 개나리 =‘계(개)급장 떼고, 나이는 잊고, Relax & Refresh 하자’는 뜻.
▲ 사화 만사성 = 회사가 잘 돼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
▲ 마음 도둑 = 고객의 마음을 훔치자는 의미.

시적인 것을 창작한 경우도 있다.

▲ 고사리 = 고마워요, 사랑해요, 이해해요.
▲ 고감사 =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지화자 = 창시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한국적 흥겨움과 운율이 좋다.
▲ 상사디야 = 조선일보 이규태 위원이 창시. ! 상서롭고 흥을 돋우는 고유의 매김소리.
▲ 삼고초려 = 스리고를 외치기 전에 초단을 조심하라.

혼성의 자리일 때 약간 야시시(?)한 건배사

▲ 당나귀 =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 사~ 당나귀 = 사랑하는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 진달래 =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 얼씨구 = 얼싸안고 씨뿌리자 구석구석.
▲ 거시기 = 거절말고 시방부터 기가 막히게 보여주자.
거절하지 말고 시키는대로 기쁘게.
▲ 단무지 = 단순하고 무식해도 무지 행복하게 살자.
단순 무식하게 지금을 즐기자.
▲ 니나노 = 니랑 나랑 노래하고 춤추자.
▲ 지화자 = 지금부터 화목한 자리를 위하여.
▲ 무시로 = 무조건 시방부터 로맨틱한 사랑을 위하여.
▲ 변사또 = 변함없는 사랑으로 또다시 만나자.
변치마라 사내놈아 또 만날 때까지.
▲ 세우자 = 세상도 세우고 가정도 세우고 거기도 세우자.
▲ 자연보호 = 연마하여 호강시켜 주자.(무! 엇을?은 상상에)

부부동반 모임서의 아부성 건배사

▲ 당신멋져 =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주며 살자.
▲ 남존여비 = 남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있다.
남자의 존재 이유는 여자를 밤새도록 비명(?) 지르게 만드는 것.
남자의 존재 이유는 여자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서.
▲ 남존여비 여필종부 = 남자의 존재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며 여자는
필히 종부세를 내는 남자와 결혼하라.

건강 기원하며 희망 다짐하는 내용

▲ 나이야 가라!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자.
▲ 9988 234 =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 이틀만 아프고 3일째 죽자.
▲ 일십백천만 = 하루에 한번 이상은 좋은 일을 하고, 10번 이상은 큰소리로 웃으며,
100자 이상 쓰고, 1000자 이상 읽으며 1만보 이상 걷자.

시사성 가미한 구호로 된 것도

▲ 오바마 = 오직, 바라는대로, 마음먹은 대로.
‘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
(이산가족상봉 2차 상봉단 남측 단장 경만호 대한적십자사(한적) 부총재 겸
대한의사협회 회장(58)의 성희롱 건배사로 물의를 일으킴)
▲ 원더걸스 = 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
▲ 소녀시대 = 소중한 여러분들 시방 (잔을) 대보자.

1차로만 끝내자는 실속파들의 건배사

▲ 119 = 한가지 술로만 1차로 끝내고 9시까지 집에 가자.
▲ 초가집 = 초지일관 가자 집으로.
▲ 마돈나 = 마시고 돈주고 나가자.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미움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 노틀카 = 놓지도 말고 트림도 말고 (다 마신 후) 카 하지도 말고..

무지무지 고상(?)한 현학 구호

▲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기자(Seize the day)‘는 뜻의 라틴어.
▲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 =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의 라틴어.
▲ 아보트르 상테(A Votre Sante) = 프랑스어의 뜻은 “당신의 건강을 위하여”.

프랑스의 일반적인 건배 구호.

▲ 코이노니아(Koinonia)=‘가진 것을 서로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며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관계’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 메아 쿨파(Mea Culpa) =’내 탓이오’ 란 뜻의 라틴어로, 어떤 결과에 대해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자는 의미.
▲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 스와힐리어로 “괜찮아 잘될 거야”란 의미.

다른 나라에선 어떻게?

▲ 북한 = ‘축배’가 쓰이다가 살기가 어려워지니 ‘잔을 비우자’는 뜻으로 ‘쭈우욱’.
▲ 중국 = 乾杯(칸페이).
▲ 일본 = 乾杯(간빠이).
▲ 미국/영국/호주 = cheers(치어스), cheer up!(치어럽)
▲ 캐나다 = toast(토스트). 영국에서 찰스2세 때 술맛을 내려고 유리잔 속에 토스트
한 조각을 넣은 데서 유래.
▲ 독일/네델란드 = prost(프로스트).
▲ 프랑스 = avotre sante(아보트르 상테).
▲ 이탈리아 = cin cin(찐찐), alla salute(알라 살루떼)
▲ 스페인/멕시코 = salud(사룻)
▲ 그리스 = 이스이지안 스텐휘게이아
▲ 러시아 = 스하로쇼네, 즈다로비에
▲ 하와이 = Okole Maluma(오커레 마루우마)
▲ 에스키모 = 이히히히히

=옮긴 글=

 Posted by at 10:0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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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22011
 

김재현 –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아직 나 있지 않은 길을 가서 길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다. 가끔 절벽을
만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길을 찾으려면
…그런 위험을 무릅쓰는 수밖에 없다.

* 길을 잘못 들었다고 낙심할 것 없습니다.
나 있지 않은 길을 간다고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절벽도 만나고 돌밭도 걷지만 그 고통과 수고 덕분에
없던 길이 생겨나고 새로운 지도가 만들어집니다.
그 길, 그 지도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오고 갑니다.

김재현 – 겨울나무(더우시죠???)

나무가
자신의 옷을 다 벗지 않으면
겨울에 내리는 눈을 떠안고 서 있질 못합니다.
옷을 벗어 가볍게 자신을 비워놓아야 눈의 무게를
이기고 설 수 있지요. 잎이 많이 붙어 있다면
그 넓은 잎에 앉은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가지가 부러지고 줄기가
부러지겠지요.

김재현 –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틀렸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는 것이 힘이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 문장을 완벽하게 만들려면 단어 하나를 더 넣어야 한다.
“아는 것을 실천해야 힘이다.”
– 김쌍수 한전사장,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에서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모두 다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생각만으로 이뤄지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아이디어는 단순해도
용기, 배짱, 자기 확신하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는 것’이 아닌, ‘하는 것’이 힘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김재현 – 용서는 당신을 치료한다.

용서는 당신을 다시 삶의 운전석에 앉게 해준다.
용서는 당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당신이 넘겨 준
당신 삶의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게 한다.
용서는 과거의 상황이 당신의 현재를 지배하지 않도록 가르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서는 당신을 치료한다.
-딕 티비츠, ‘용서의 기술’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은 먼저 두 개의 무덤을 파야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찬,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의 상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남을 용서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내 삶과 행복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선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김재현 – 우리는 믿는 그대로의 사람이 된다.

우리가 어떤 일을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은
그 일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 일을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네카

더 큰 일을 하고 싶다면 우리 자신을 더 큰 존재로 규정해야 합니다.
심리학자 콜린스는 수학 성적은 수학적 자질보다
그에 대한 믿음이 더 크게 좌우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수학능력이 동등하더라도 수학을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현저하게 수학 성적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김재현 – 꿈은 불만에서 생겨난다.

꿈은 불만에서 생겨난다.
만족하는 사람은 꿈을 꾸지 않는다.
사람은 어느 곳에서 꿈을 꾸는가?
배고프고 추운 곳이나 병원, 또는 감옥에서 사람은 꿈을 꾼다.
-앙리 드 몽테를랑

배고픔, 아픔, 불만족이 있다는 것은
좌절하고 포기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내가 큰 꿈을 가질 수 있는 조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삶은 외부 환경에 의해서가 아닌
내가 먹은 마음에 따라 결정됩니다.

김영구 – ▒ 기억속에 넣고 싶은 사람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슴속에 넣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잊혀질 수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해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특별한 관심을보여준 사람입니다.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아픔을 준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오늘도 당신을 기억합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슴에 새기고 싶은 사람인지

아니면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인지를…

잠시 스쳐지나가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스치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대해주세요.

이기적인 동기를 가지고 그들을 대하지 마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냥 베풀기로 작정하세요.

나를 잘해주는 사람에게만 선대하는 일에 머물지 마세요.
나를 잘 대해주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선대하세요.

훗날 그들은 당신의 호의와 사랑을 기억해낼 것입니다.
당신을 가슴에 꼭 새기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겠지요.

다른 사람의 가슴 속에 새겨질 수 있는 사람으로 남으십시오.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유독 향기나는 꽃처럼 기억되는 사람으로 남으십시오.

 Posted by at 9:55 AM

어느 딸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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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12011
 

[펌] 한나라당 골수 지지자인 아버지를 완벽하게 설득해 낸 딸의 편지

아빠, 보세요.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드리기로 했습니다. 좀 길지만 끝까지 봐주셨음 해요.

아빠… 한동안 잠잠하던 아빠와 나 사이가 노무현 대통령으로 인해 다시금 말을 섞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아빠도 지치셨을 테고, 저도 이제 지쳤습니다.

작년 말에도 제가 한나라당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개인적인 이유를 편지로 말씀드렸죠? 12월 마지막 날을 밤을 새면서… 울면서 그 편지를 썼었드랬죠…

오늘은 다른 이유를 추가로 말씀드리지요.

제 마지막 설득 시도입니다. 다 읽고도 한나라당을 좋아하시겠다면, 포기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 노사모 회원인 적도 없었고, 노무현 대통령 생전에 그가 만든 홈피나 그를 지지하는 홈피, 카페 등등 어느 곳에도 가본 적도 가입한 적도 없습니다. 절대 ‘노빠’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해서 나라 망신시켰다고 하셨죠? 수치스럽다고 하셨죠?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한 게 국가적 수치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 국가적 수치입니다.

지금 해외 언론에서는, “그 정도로 죽다니, 대단하다. 우리나라라면 죽어야 할 사람들 엄청 많을 텐데… 한국은 깨끗한 나라인가보다”라고 합니다. 물론 그런 반응을 아빠가 보시는 신문에서는 제대로 보도 안 해줍니다.

명색이 선진국클럽 OECD에 가입한 ‘선진국’이면서도 부패 순위가 40위씩이나 되는 우리나라가 깨끗한 나라로 오해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 정도에 자살했다고.

돈을 받은 건 받은 거니 잘못된 거 아니냐 하고 싶으시죠?
네. 받았죠. 부인이, 자식이 받았죠. 남자가 비겁하게 부인 탓 하냐 하고 싶으시죠?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평범한 남편이, 가장이 아니라 전직 대통령이거든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을 했던 정치인이기 때문에 자기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한 겁니다. 집안 단속을 하지 못한 게 죄라면 죄겠죠.

그런데 말이죠… 그 돈을 받은 게 죄라고 쳐도, 그렇게 큰 죄입니까?
박연차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얼마나 많이 뿌렸을까요?
현직 부장검사도 박연차 돈을 받았는데 대가성이 없다고 검찰이 말했죠?

네, 맞습니다. 처벌의 기준은 ‘대가성 여부’입니다. 그게 대한민국 법입니다.
퇴임을 목전에 둔 이빨 다 빠진 대통령에게 머리에 총 맞지 않고서야 어떤 미.친.놈이 ‘뇌물’을 줄까요?

그리고 제가 예전부터 계속 말했듯, 노무현 대통령은 모든 것을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야 일이 추진되는 시스템을, 웬만한 건 장관이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어 놓았었습니다. 이걸 ’empowerment’라고 합니다. 권한을 아래로 나누어주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탄핵 사태 때도 국정이 마비되지는 않았었습니다. 보수 기득권층에서는 고건이 대행하니 잘 돌아갔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집권 초기부터 대통령이 제왕적으로 모든 걸 결정하던 체제를 바꾸어 놓았었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돌아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업가가 사업 봐달라고 뇌물을 줍니까? 그게 목적이라면 국회의원한테 주면 주었지 대통령한테는 줄 실익이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노무현 싫어했지만, 그가 재임하던 시절만큼은 대통령한테 돈을 안 바쳐도 되어서 그건 좋았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법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돈은 받았지만 죄지은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언론에 슬슬 흘리면서, 물적 증거가 없는데도 계속 주변을 옥죄어 들어가면서 압박한 것입니다. 가족에게만 수사의 칼날을 들이댄 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지인들의 6개월 치 식당 영수증까지 다 가져갈 정도로 훑었지만 딱히 증거가 안 나왔다고 합니다. 지금 도청 의혹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빠도 검찰에 가보셨잖아요. 엄마도 아빠 땜에 검찰에 가보셨잖아요. 나 그때 고3이었잖아요. 그때 시험기간 이었잖아요. 가족까지 당하는 고통이 어떤 건지 정녕 모르세요? 그때 억울한 마음 안 드셨어요? 드셨잖아요. 지금까지도 억울하잖아요. 그런 아빠가 어찌 노무현 대통령한테 그리 가혹한 말씀을 하실 수가 있으세요. 노무현 불쌍하다는 엄마한테 뭐가 불쌍하냐고 하실 수가 있으세요… 자살한 지 탓이라고 하실 수가 있어요…

그리고 이건 저도 며칠 전 알게 된 사실인데, 대통령특별교부금… 대통령 재량으로 교부금으로 줄 수 있는.. 쉽게 말해 판공비죠.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국가사업이 필요한 행정기관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2003~4년엔 1조2천억씩이었는데, 그마저도 “특별교부금은 원칙 없이 정치적 선심사업에 사용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배분기준을 재검토해 자의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없도록 개선하라”고 지시하고 7천억 정도로 줄였다고 해요. 그럼 재임기간 5년 동안 판공비 4조5천억 정도를 반납한 거죠. 그런 돈은 태풍 매미로 엄청난 피해가 났을 때 복구사업비로 사용되는 등 긴급한 용도에 긴요하게 쓰였다고 합니다.

올해 우리나라 중앙정부 1년 예산이 280조 정도예요. 대통령 1인이 판공비로 쓸 수 있는 돈이 1조 이상이라면 엄청난 수준입니다. 이런 사람이 박연차에게 10억인지 몇 억인지 모를 그 돈을 받고, 얼마짜린지 모르지만 ‘좋아 보이는’ 시계를 받고 뭔놈의 선심성 대가를 주었을까요? (그나마 그것도 죽음 후에는, 노대통령 부부가 본 적도 없는 시계라고 돌려주라고 했다고 기사가 나오데요. 사람 죽인 후에. 노통이 “논두렁에 버리든지” 라고 한 걸 언론은 “논두렁에 버렸다”로 왜곡한 거데요)

네, 아빠가 한나라당은 좋아해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닥 좋아서 찍은 건 아니라는 건 알아요. 박근혜 전 대표를 좋아하죠.

저도 박 전 대표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좋아하지도 않아요. 극도로 싫어하는 건 아니니 그를 찍을 수도 있지만 한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해요.

제가 그분이 자질이 부족하다 생각하게 된 계기가 뭔지 아세요?

대구에 가서는 육영수 여사의 영정사진을 앞세우고 유세합니다.
전라도에 가서는 아버지와 자신을 연결 짓지 말라고 말합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선거 유세 중에 분명히 나온 말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고 그건 본인이 벗어날 수가 없는 후광이자 굴레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많은 공적을 이루어내셨죠. 절대적 빈곤을 벗어나게 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해내신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희생한 많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1960년대 통틀어 평균 경제성장률이 9.6%였는데 임금상승률은 3%였어요. 이 땅의 많은 ‘공순이’ ‘공돌이’들이 독가스를 들이마시면서, 먼지를 마시면서도,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하루 15시간씩 열심히 일했지요. 근데 그 열매는 누가 가져갔나요? 절대적 빈곤은 벗어났지만, 정작 사회를 병들게 하는 건 상대적 빈곤이랍니다.

한 가지 사례만 들게요.

상대적 박탈감은 박정희 시대에 서서히 커지다가 전두환 시절을 거치면서 극에 달합니다. 1987년 6ㆍ10항쟁 이후 터져 나온 이러한 불만은 급격한 임금 상승 요구로 이어졌고, 우리나라 제조업들이 갑자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혜택을 받은 대기업들은 심한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대다수 조그마한 중소기업들은 제조업에서 손을 뗀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라의 돈들이 건설업과 유흥업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근데 한 나라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2차산업.. 제조업이 망해선 안 됩니다. 아무리 첨단IT 시대라 해도 여전히 제조업은 포기하면 안 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근데 하물며 80년대 후반입니다. 물론 유흥도 필요하죠.. 근데 나라의 돈이 제조업을 떠나 그런 쪽으로 도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죠. 지금도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독자기술 별로 없는, 대기업의 하청업체 수준에 불과하죠. 그리고 갑자기 건설 붐이 일어나 많은 업자들이 당시에 기준치를 밑도는 두께의 철근과 물을 과도하게 탄 시멘트를 사용하게 됩니다.. 90년대 들어 갈라지고 무너지고 기울어진 많은 건축물들은 80년대 후반에 지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나비효과 아시죠? 상대적 박탈감은 이렇게 무서운 결과의 단초가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신헌법 이후 독재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었잖아요. 이 얘길 하려면 아빠가 싫어하시는 ‘빨갱이’도 짚고 넘어가야겠군요. 당시 많은 이들이 빨갱이로 몰렸으니까요.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전쟁 전에 남로당 전력으로 군에서 쫓겨났었습니다. 그러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군을 지휘할 장교가 부족해지자 복귀된 것입니다.

이런 자신의 전력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은 ‘반공’을 국시로 하여 이전 정권보다 더욱 더 적극적으로 ‘빨갱이’를 색출하게 되죠.

저도 어릴 때 학교에서 ‘공산당이 싫어요’ 하면서 입이 찢겨 죽어간 이승복 반공 영화를 1년에 한번씩 보고, 반공 독후감을 써서 상도 많이 탔고, 반공 표어 대회 하면 늘 1등상 타온 거 아시죠? 아빠가 맨날 칭찬했잖아요. 실제로 우리 동네에 기웃거리는 수상한 낯선 아저씨를 간첩으로 신고한 적도 있습니다. 온 나라가 ‘반공’이었고 저는 반공정신 투철한 어린이였죠.

그런데요.. 그 과정에서 정말 간첩을 잡기도 했겠지만 무고한 사람들도 분명히 희생되었습니다. 정부가 하는 일에 토 달면 ‘빨갱이’였으니까요.

그럼 박근혜 전 대표는 아버지의 공만 업고 갈 것이 아니라, 과도 같이 지고 가야 합니다. 주홍글씨가 천형처럼 따라다녀야 한다는 게 아니라, 딱 한 번만 진심으로 머리 숙여, 희생하면서 열심히 일해준 분들에게는 여러분 덕분에 아버지도 빛났다 고맙다, 억울하게 빨갱이로 몰려 고통을 당한 분들께는 미안하다 사죄해주시면 됩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독하거나 악하지 않습니다. 용서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반드시 금전적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한 번만 사과해주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박 전 대표를 만나본 분들은 거의 다 그 분을 칭찬합니다. 정치하면서 돈을 많이 쓰지도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면 그 분은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딱 한 번은 진심으로 사죄해주셔야 합니다. 왜 박 대표가 해야 하냐구요? 그 아버지는 갑작스런 암살로 그럴 기회조차 없었고, 그 따님이 아버지의 후광을 어떤 식으로든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과 중에 공만을 선택적으로 취해서는 역사의 매듭을 제대로 짓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는 아빠의 소원을 고려하여 그 분을 찍어드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분이 그렇지는 않은 것 같군요.

위에 경제성장 얘기가 나온 김에, 우리나라를 망쳤다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을 한번 짚어 볼까요?

수많은 것들이 있지만 몇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한나라당은 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죠? 언론을 통해 세뇌를 시켜서 정말 우리나라가 지난 10년 동안 많이 망한 줄 아셨죠?

노무현 대통령 시절 평균 경제성장률이 4.7%예요(4.8~5.0%라는 통계도 있음).
우리가 7~8% 성장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낮은 수준이죠. 근데요, 그 정도면 지금의 중국이나 인도 수준이예요.

다시 말해, 성장 여력이 큰 경제성장 초창기에는 그 정도 성장이 가능해요. 우리의 60~70년대가 그랬던 것처럼요.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그런 고도성장이 어렵습니다. 선진국들은 2~3% 성장도 어려워요. 이미 많이 성장했다는 반증이죠. (클린턴 시절의 미국은 예외. 경제학자들도 ‘신경제: New Economy’라고 부를 정도로 예외적인 현상이었습니다. 70년대부터 투자에 들어간 IT 분야가 엄청나게 발전해서 생산성이 매우 높아진 덕분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집권2기에 나타난 것이고요)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는 김대중 정권 말기에 터진 카드 대란, 신용불량자 문제로 어지러울 때였고, 2000년 주식시장 활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투자했다가 2001년 대폭락하면서 그야말로 주식시장이 초토화된 상태였어요. 한마디로 거지 같은 상태의 경제를 건네받은 겁니다.

그 상황에서 저 정도 경제성장률 달성이라면 선방 수준이 아니라 잘 한 겁니다. 근데 언론에서는 맨날 불황이라고 난리를 쳤죠.

제가 당시에 늘 그랬죠. “엄마 아빠 개인적으로 5년 전이 살기 좋아요 지금이 살기 좋아요? 백화점엔 지금 사람이 늘 넘쳐요. 세일 기간 아니어도 넘쳐”

그럼 엄마 아빠는 늘 “야, 그래도 교회 가면 사람들이 다 노무현 욕하고 경제 안 좋다고 해. 시장 상인들도 죽겠대”라고 했죠.

제가 그랬죠. “그러는 엄마는 왜 재래시장 안 가고 이마트 가? 그럼 엄마 같은 사람들 땜에 상인들이 어려운 거 아냐?”

엄마는, 생각해보니 그렇네…라고 하셨고, 그 이후로 조금씩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셨던 것 같아요.

네.. 상인들은 대형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땜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거고, 그들을 살리려면 재래시장 자체의 경쟁력도 높여 주어야 하지만 그런 대형 마트나 백화점의 운영 시간 등을 규제해야 합니다. 근데 그럼 재벌들이 참 좋아하겠죠? 노무현 대통령한테 규제하지 말라고 청원했을까요? 아니죠. 만약 로비를 했다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한테 더 했겠죠. 재래시장 상인들이 죽겠는 건 노무현 대통령 탓이 아니었습니다. 이용 안 하는 우리 탓이죠. 경제에 돈이 안 돈 게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 마트로 들어간 거죠. (온라인 쇼핑몰 이용으로 인한 부분은 IT 발전이라는 시대 변화 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합니다. 안타깝지만, 사회의 산업구조 자체가 변하면 항상 사양업종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같은 오프라인 상으로 비교하자면 백화점과 대형 마트 이용 탓이 큰 거죠.)

주변인들이 다 경제 안 좋다고 노무현 욕한다… 정말 안 좋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신문에서 ‘본’ 겁니다. 방송에서 ‘들은’ 겁니다. 자기들이 겪은 것이라기보다는 ‘본’ 거, ‘들은’ 거예요. 초딩들까지도 노무현 대통령을 옆집 개처럼 불러대는 세상에서, 쉽게 씹을 수 있고, 씹어야 하는 대상으로 어느새 각인된 거예요. (물론 저도 노무현 대통령이 그냥 입을 닫아주었으면 할 때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말을 하든 안 하든 어차피 까일 거였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나라당이 초래한 IMF 구제금융 사태로 경제성장률은 -7%대로 곤두박질치고, 하위 20% 계층의 재산은 5% 정도 감소하는데 상위 20% 계층의 재산은 15% 정도 증가합니다. 그만큼 빈부격차가 심화된 거죠.

(참고로 말씀드리면 현재 우리나라 지니계수는 0.3 초반대 정도 됩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우면 빈부격차가 작아지는 거고, 미국이 0.4에 근접해있고 브라질 같은 나라는 0.5가 넘으니 수치상으로는 우리나라가 그리 심한 나라가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엔 허점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위 1% 부자들이 전국 땅의 5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위 5%로 확대하면 83% 차지.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심합니다. 집도 전세나 월세보다는 내 집을 갖고 싶어 합니다. 부동산을 고려하면 지니계수는 0.78 정도로 상승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빈부격차는, 드러난 통계치보다 심각한 상태라는 말입니다.)

IMF는 돈을 꿔주면서 몇 가지 정책을 강요합니다. 대표적인 게 강력한 구조조정, 고금리 정책입니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됩니다. 당시 아빠가 잠시 몸담았던 회사도 부도났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그리고 고금리 정책… 이건 남의 돈으로 장사하는 부실 기업을 빨리 망하게 하는, 즉 빨리 확실히 구조조정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현금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었고,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았던 많은 서민들은 빚이 더욱 늘고 고금리 부담을 이기지 못해 손해만 보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집이 있었으니 그걸 피해갔지만, 집 없는 사람들은 정말 그때 힘들었을 겁니다.

게다가 고환율로 물가가 엄청 뛰었죠? 우리나라는 원자재의 98% 정도를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이 잘 되는 측면도 있지만 수입 부담이 너무 커져서 수출효과를 상쇄하고 오히려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물가는 한 번 오르면 잡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때는 물가상승률이 3%대였어요. 매우 잘한 겁니다.

만약 엄마 아빠 주변인들이 노무현 때문에 살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면 그들은 저소득층에 속하는 이들이었겠군요. 그럼 더더욱 한나라당을 지지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는 말입니다. 엄청난 모순이죠. 그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더 그지 같이 되지 않도록 해준 노무현 정부를 까다니요. ㅋㅋ 아니면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부자들이나 중산층이든가요. 그래도 역시 한나라당을 까야지요. IMF 탓에 그리 된 거니.

노무현 정부 때 나라 빚이 사상 최대, 300조원으로 늘어났다는 보도 보고도 많이 욕하셨죠?

“참여정부 경제운영 나라빚 300조···4년간 배로 늘었다” 이게 2007년 2월 23일자 각 신문들의 제목이네요. 노무현 정부 들어 4년간 150조원 늘어난 거 맞아요. 그 전 것까지 쌓여서 300조. 그런데 말이죠.. 반은 외환평형기금채권으로 마련해둔 거예요. 외환위기 대비하여 언제든 달러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거고 사실상 그건 빚이 아닙니다. 나머지 반의 반은 IMF 사태 때 투입했던 공적자금을 국채로 전환한 거예요. 그 나머지는 IMF 이후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늘린 복지 관련 지출예요. 이래도 노무현 정부가 잘못해서 사상 최대 빚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되려, 모든 원인을 제공한 한나라당을 비판해야 합리적인 거죠.

아빠가 무슨 잘못이겠습니까. 언론에서 늘 그렇게 말했는데… 하지만 명색이 행정학도인 딸의 말엔 귀 기울여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요.. 지금 전 세계가 불황인데도 우리나라가 그나마 망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 정권 때 상당히 탄탄하게 경제를 일구어 놓았다는 뜻이란 말입니다.

그리고, 아빠 작년에 대장암 수술하셨잖아요. 민영보험이 하나도 없어서 병원비 어떻게 하나 걱정하셨잖아요.. 근데 아빠 퇴원하실 때 엄마가 했던 말 기억하세요?

“병원비 얼마 나왔어?” 라는 제 물음에 엄마가 웃으시면서 “큰 병원에서 한 건데 생각보다 얼마 안 나왔어”라고 하셨죠.

그게 노무현 대통령이 해 놓은 거예요. 제가 그 때도 말씀드렸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빠는 노무현 대통령 적어도 씹으면 안 된다고. 암환자 개인 부담 비율을 대폭 낮춰 주었다고… 다시 말해 국가 부담을 대폭 높였다는 말예요.

물론 우리도 건강보험료 내고 있지만, 낸 돈에 비해 혜택 많이 받은 거 아시죠? 우리 집은 세금 환급받을 때도 많잖아요. 그러니 낸 돈 고대로 받은 건 아니라는 말이죠.

근데 그런 건강보험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민영화하려고 한 거 아시죠? 작년에 여러 사람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해서 관철 못 시킨 거 아시죠? 다시 말해, 한나라당의 많은 정책들은 아빠와 우리를 더 못 살게 하는 정책이라는 말입니다. 미국은 맹장수술 하려면 3천만원이 든대요. 그 정도까진 안 가더라도 지금과 같은 돈으로는 어림없겠죠.

아빠가 몇 년 후면 받게 될 노인연금.. 8만원씩 나오는 것도 한나라당이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노통 정부 당시 유시민장관이 밀어붙여서 된 거였어요. 근데 노인들, 그걸 이명박 대통령이 주는 건줄 알고 고마워하는 사람들 많은 어이없는 현실.. 투표 꼬박꼬박 잘 하러 가는 노인들이 고마워할 수 있는 그런 건 노통 재임 중에 언론에서 보도도 안 했다는 거죠.

집값이 뛰어서 서민들이 살기 힘들었다는 비판도 있죠. 근데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과잉 상태였고(돈이 많이 풀려 물가가 상승한다는 말) 그나마 그 상태에서 집값 상승률을 oecd회원국 중 가장 낮게 묶었어요. 안정시킬 만 하면 이명박 서울시장이 재건축해주겠다고 설레발쳐서 다시 강남 집값 오르고 그게 반복되면서 강북으로 확산… 온 동네가 재건축에 미쳐서 거지 발싸개 같은 넘들도 많이 당선됐죠.

즉, 그말은 집값이 더 오르기 바랬던 부자들(그러면서 세금은 내기 싫었던), 왜 내 집은 안 오르는 건지 불만 가진 사람들, 집값이 올라서 집을 못 사게 된 서민들 모두에게 욕을 먹으면서 지지율이 급전직하….-_-;; 하지만 그나마 그 정도라도 부동산 규제를 했기 때문에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 땜에 전 세계가 들썩일 때도 우리나라는 피해갔지요. 그거 아녔음 우리나라도 완전 집값 거품 터져서 쫄딱 망했을지도 몰라요. (일본이 15년간의 장기불황에 들어가던 1992년, 부동산 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그렇게 된 거예요)

하나만 더 해드릴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랑 협상해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확보하는 외교 성공한 거, 말씀드렸었죠? 아빠는 콧방귀 뀌시고, 엄마는 제 얘기에 상당히 귀기울여주셨고 결국 지난 대선 때 제 선택을 지지해 주셨지만 아빠 성향을 아니까 아빠한텐 그냥 조용히 계셨죠. 당시 러시아에서는 어떻게 대한민국에 이렇게 당했냐고 언론이 난리가 났었는데 한국 언론은 잠잠했죠. 노무현 대통령이 잘 했다고 인정해주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OO이 2학기에 복학하면 등록금이 500만원 정도 된다죠? 물론 아빠가 유공자시니 성적만 좋다면 그 다음 학기는 공짜로 다닐 수 있겠지만 첫 학기엔 그렇지 않죠.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사립학교법 개정 했어야 합니다.

전에 그러셨죠? 기독교 재단들이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서 학교 운영도 못 하게 하는 사립학교법을 왜 만드냐구요. 그건 오해십니다. 당시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가 설립 이념도 펴지 못하도록 하려는 게 아니라 사립학교가 투명한 경영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립학교 이사장들, 5%도 안 되는 재단 전입금으로 사립학교를 제왕적으로 지배합니다. 각종 비리의 온상인 사립학교들 천지 빼까리로 깔렸습니다. 대학들만 해도 4조원이 넘는 돈이 적립금으로 쌓여있는데 학생들 등록금은 계속 올라갑니다. 원래 재단법인이라는 건, 출연자가 출연한 재산에 대해서는 출연자의 손을 떠나야 하는 겁니다. 근데 어디 현실이 그렇습니까? 노무현 정부가 사립학교법 개정하려고 하니까 한나라당이 반대했습니다. 결국 로스쿨법안과 빅딜을 했지요. 이명박 정부는 학자금 정부 대출 이자도 많이 올렸습니다. 대출받기도 어렵게 된 거죠. 이 지경인데도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서민 이하 사람들은 무지해서 그런다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죠? 북한에 쌀 퍼주기, 금강산 관광으로 돈 퍼주기 등등 북한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가 맘에 안 드시죠?

네. 그럴 겁니다. 더구나 아빠는 한국전쟁 때 남으로 내려오셨고,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하셨으니 공산당을 싫어하시는 건 당연하죠.

근데요, 그게 북한에 호의적이어서가 아니라면요?

북한 정권은요, 남한에서 북한에 강경한 정부가 들어서든, 온건한 정부가 들어서든 상관없이 지들이 핵실험을 하려면 하고 미사일 발사하려면 합니다. 어차피 북한은 우리를 상대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상대하거든요?

김대중 정부건, 노무현 정부건, 이명박 정부건, 상관없습니다. 지들이 필요할 땐 터뜨립니다. 북한 때문에 강경 보수 정권을 굳이 택해야 할 이유는 그닥 없다는 거죠. 오히려, 우리보다는 미국 정부가 어떠냐에 더 관련이 됩니다. 클린턴 때는 그닥 시끄럽지 않았는데 부시 때 엄청 시끄러웠죠.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 보수 정권 들어서면 우리도 보수 정권, 진보 정권이면 우리도 진보 정권 들어설 필요도 없어요)

아무튼, 그럼 우리가 지들 멋대로인 그런 놈들을 위해 왜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가!!

독일의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독일은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0년에 통일되었습니다. 저 96년에 독일에 갔었던 거 기억하시죠? 그 당시, 동독의 마지막 수상이었던 드 메지에르를 만나 통독과정과 그 후 진행상황을 들을 수 있었어요(최고 권력자인 서기장은 호네커였고, 이 사람은 수상).

통일 전 서독은 경제 순위 세계 3~4위 정도였고, 동독은 당연히 못 살았지만 그래도 공산권 국가 중에서는 나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통일 후 어떻게 되었죠? 통일한지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지금은 그나마 다시 유럽의 중심국가로 올라서고 있지만 구동독 주민들과 구서독 주민들 간의 반목과 갈등은 엄청나게 심하고, 구동독 지역 실업률이 구서독 지역 실업률의 두 배 가까이 됩니다. 서로 미워하고 힘들어합니다.

독일은 서독 빌리브란트 수상의 동방정책으로 인해 1960년대 후반부터 이미 동서독 교류가 시작되었고 정상 회담도 29회 정도 하고 통일이 되었습니다(28회던가? 암튼 그 정도). 베를린 장벽은 1989년 갑자기 무너졌지만 그래도 20년 이상 준비가 되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달리 독일은 서로 싸워서 동서로 갈라진 것이 아니라 패전으로 인해 연합국에 의해 강제로 갈라진 것이었죠. 서로 교류도 많고 이해도 많이 된 상태였어요.

그런 독일도 통일 후 서로 너무 미워하게 됐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나빠진 경제 상황 때문입니다.

통일 후 동독의 노동자들이 서독으로 대거 넘어왔습니다. 동독 지역의 산업은 노동자가 없어서 공황상태가 되었고, 서독 지역에서는 싼 임금의 동독 출신 노동자 때문에 대량 실업이 발생합니다. 전체 통일비용 중 그들을 위한 실업급여로 들어간 것이 60%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동독 지역의 낙후된 산업 시설을 새로 짓고 경제를 재건하는 데에도 엄청난 돈이 들어갔습니다. 세금은 당연히 더 많이 낼 수밖에 없었고 구서독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구동독 거지들 때문에 희생하기 싫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지금도 구동독 지역 출신은 ‘2등국민’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서독은 당시 부자 나라였습니다.

우리와 북한의 경제력 차이는 어떻습니까? 북한이 정확한 통계를 공개하지 않아서 확실히는 모르지만 수십 배의 차이가 날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만약 갑자기 통일이 된다면 우리는 다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퇴직한 아버지 세대도 고통스러우시겠지만, 돈을 벌고 있는 저의 세대와, 제 다음 세대는 초인적인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독일이 통일 수습에 20년 걸렸다면 우리는 30년 걸릴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 세대는 잘 살아보자, 열심히 하면 내 자식들은 잘 사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열심히 일했다면, 저와 제 뒷 세대는 어떨까요? 저 북한 거지들을 위해 내가 이렇게 희생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겠죠? 당연 통일 독일에서보다 더한 갈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까요? 기냥 망하는 겁니다.

지금 북한을 도와주자고 하는 사람들은 빨갱이라서 도와주자는 게 아닙니다. 물론, 개중에 진짜 빨갱이가 있을 수도 있죠.

그치만 아빠 딸도, 빨갱이 아니거든요. 자본주의를 부정하지도 않고, 부자들을 무조건 미워하지도 않습니다(다만,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천박한 부자를 경멸할 뿐. 부유함 자체를 미워하지 않고 공격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런 저도 북한에 어느 정도 지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OC(사회간접자본) 시설도 어느 정도는 깔아 놔야 합니다. 갑자기 통일이 되어도 북한 주민들이 대대로 산 정든 고향을 등지고 남쪽으로 물밀듯이 내려오지는 않을 정도로는 살려 놓아야 합니다.

물론 우리의 지원품이 북한의 군수물자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일부 그럴 수 있어요. 제 동기가 통일부에서 근무합니다. 물자 지원하면서 북한에 가보면 주민들이 남한에서 준 걸 다 알고 고맙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통제해도 북한 주민들도 진실을 알아가고 있는 겁니다. 군수물자에 일부 쓰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지원을 중단하면 그들은 굶어 죽을 것이고, 살아남는다 해도 통일이 된 후에는 남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우리가 먹여 살려야 하는 ‘거지떼’가 되는 것입니다. 그 이후 상황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이건 인도적인 차원, 민족적인 차원을 넘어서, 경제적으로도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일입니다. 물론 장기적인 차원에서요.

(금강산 관광 대가가 군비증강에 쓰인다는 비판은 어느 정도 수용한다 해도, 그럼 그건 김대중 대통령 탓이지 노무현 대통령을 미워할 근거는 안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북한은 우리가 지원을 하든 안 하든 일본을 향해 미사일 실험 하고 싶음 하고, 핵실험 하고 싶음 합니다. 어차피 그들에게 우리는 ‘아웃 오브 안중’입니다.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미국과 일본도 우리가 6자회담에 끼는 거 안 좋아합니다. 우리나 애닳아 하죠)

아, 그러고보니 또 생각나는 게 있네요. 노무현이 미국을 싫어해서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하려고 한다고 한때 많이 욕하셨죠? 그거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 아녜요. 미국은 우리나라에서 어차피 점차 군사를 줄이려고 하고 있었어요. 현대전은 군인 많이 투입한다고 되는 게 아니죠. 미국에서 버튼 하나 누르면 대륙간탄도미사일 얼마든지 발사할 수 있고, 여차하면 바로 옆에 있는 주일미군을 끌어올 수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미군을 이 정도 규모로 유지할 실익이 미국에 그닥 크지 않습니다. 요 몇 년 새 미국이 미ㆍ일동맹과 미ㆍ일ㆍ호주 동맹은 강화한 거 아세요? 일본과 호주는 미국의 안보정책에서 중요한 파트너고, 우리는 솔직히 미국 입장에서 그리 중요한 나라가 아녜요. 다만, 상징적인 의미, 그리고 우리와의 경제관계나 무기거래 관계 등 군사문제 이외의 문제들 때문에 완전 철수는 어렵겠죠. 줄이는 건 노무현이 반미여서 그런 게 아니란 말입니다. 어차피 미국의 계획에 따라 되는 거였어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노빠가 아니예요.
그런데 저는 노무현 대통령 죽음 이후로 너무나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 1달간 계속 악몽을 꿨지만… 서거 이후에는 더 잠도 안 옵니다.

인간적인 연민도 연민이고. 치졸한 이명박 대통령이나 그 졸개 검찰, 경찰, 국민의 눈을 가린 언론에 대한 분노도 분노지만… 더 큰 건 뭔지 아세요?

우리 사회에서, 든든한 배경을 가지지 않은 자가 순수하게 자신의 노력만으로 최고의 자리에 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에요.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63세.. 만 나이겠죠? 그럼 아빠랑 동갑이잖아요. 가난해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 나왔다잖아요. 돈 없어 대학 못 갔다잖아요.

그럼 아빠랑 나이도 같고, 가난해서 대학 못 간 것도 같잖아요. 할머니는 생전에, 아빠가 대학 붙었는데도 돈 없어 못 보낸 게 너무 미안하다고 두고두고 말씀하셨어요. 눈물을 훔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죽어라 싫어하는 대부분의 나이 비슷한 어른들도 대학 거의 안 나오셨을 거잖아요.

말이라도 좀 더 품위 있게, 좀 더 온건한 방식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런 사람의 생존 방식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죠. 어떻게 해도 무시하니까 투쟁할 밖에요.

주류 사회에서 대학도 안 나온 놈이라고 무시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을 대다수 어른들은 그를 무시하면 안 되는 거였죠. 오히려 그를 독려해야 하는 거였죠…

그런 사람이 성공해야 아빠의 자식인,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저 같은 사람도 출세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건데요..

물론 천재적인 머리와 노력으로 가난을 딛고 출세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죠. 근데 그런 사람들은 만나보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비범한 인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빠 눈엔 저도 잘난 딸이겠지만, 저희 학교 입학생들 중 부모가 변호사, 의사, 교수, 기업가 등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인 비율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40% 가까이 된다는 말도 있더군요.

그럼 울 학교에서, 제 위아래 5년씩 경쟁자로만 잡아도 제 앞에 도대체 몇 명이 있는 겁니까? 더구나, 잘난 애들이 울 학교에만 있습니까?

저는 아빠를 미워하는 게 아닙니다. 안타까운 겁니다.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의 삶을 더욱 비통하게 만드는 집단을 지지하시는 건지…

우리나라 현재 상황에서 주류 사회에 진입하는 건 상당히 어려울뿐더러 진입해도 핵심부엔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조상이 친일한 대가로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입니다. 아빠는 제가 한나라당 욕하면, 너나 잘 하라고, 그 사람들이 너보다 못났냐고, 잘났으니 그런 일 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그런 말 들으면 굉장히 화가 납니다. 몇몇 뛰어난 사람들이나 민주화 시위로 구속된 경력 등으로 진입한 사람들 제외하고, 그 사람들 대부분이 저보다 잘나서 국회의원 한다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걸려서 짤리긴 했지만 양정례 같은 어처구니없는 애도 해먹는걸요.

심하게 말하면, 그들 중 상당수는 좋은(=돈 많은) 부모를 만난 덕을 봤습니다. 본인이 똑똑하고 열심히 한 경우도 있겠지만 본인들이 잘났기 때문만이 아니란 말입니다.

친일의 대가로 일제시대에 잘 먹고 잘 살다가, 이승만이 반민특위를 해체해주고 다시 관직도 주어서 권력을 유지하게 되고, 그래서 자식들 미국 유학에 뭐에 공부도 많이 시키고, 높은 관직에도 올라가고, 다시 그들끼리 혼맥을 유지해서 권력을 공고히 하고.. 그런 거잖아요. 학계는 안 그런 줄 아세요? 울 총장도 악질 친일파 손자예요. 정계, 재계, 학계, 문화계 할 거 없이 다 포진해 있습니다.

저는 울 집에 돈 없다고 아빠를 비난하거나 무시해본 적 없습니다. 친일의 대가로, 비리를 서슴없이 저질러서 축재한 아버지라면 되려 부끄러울 겁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묻지마 지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솔직히 아빠를 무시하고 싶은 마음이 울컥울컥 치밀어 오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아빠가 그렇다는 사실에 정말 저는 비통한 심정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런 놈들한테 당했던 아빠가 그런다는 사실이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민주당 찍으라는 거 아닙니다. 제가 봐도 민주당에도 꼴통들 많습니다. 민노당 찍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한나라당에 대한 묻지마 지지는 하지 말아달라는, 그래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고 따져달란 말입니다. 한나라당으로 나왔지만 합리적인 보수라면 그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런 인물은 뭐 거의 없더군요 ㅋㅋ (사회를 위해 당연히 건전 보수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이 나라 주류는 꼴통 보수죠. 건전 보수도 핵심부에 진입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도덕성을 제1의 조건으로 따져 주세요. 현재 아빠의 낮은 유공자 등급을 올려준다고 공언하신 그 분을 다음 대선에서 찍으시는 것까지는 뭐라 하지 않겠습니다. 그것까지 말릴 힘은 없어요. 하지만 제발, 국회의원 선거, 시의회 선거 그런 선거라도… 아빠가 던진 표가 사표가 될지언정 제발 합리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투표해주세요.

똑똑한 놈들은 많아요. 하지만 똑똑한 데다 비도덕적인 놈에게 권력을 주게 되면 이 나라는 망합니다. 조금 덜 똑똑하더라도 도덕적인 사람은 자기의 완벽하지 않음을 알아서 참모를 똑똑한 사람들 둡니다. 유비가 왜 제갈량에게 삼고초려 했겠습니까?

쥐뿔도 능력이라곤 없으면서 도덕성까지 없는 그들과 제발 이유 없이 한 배를 타지 말아 주세요. 그들이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 생활에 독이란 말입니다. 정치란 생각보다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친단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사회 분열과 갈등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그게 소위 ‘좌파들’ 때문입니까?

아빠도 저를 좌파로 아시겠지만 저는 중도우파예요(저소득층에 대해선 좌파,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중도우파, 북한에 대해서도 중도우파 등등. 옛 열린우리당은 좌파가 절대 아닙니다. 그게 정책으로 따지면 중도우파였어요),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부끄러운 역사 앞에 사과하지 않고 그들만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불의한 일도 서슴지 않는 꼴통 보수들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해자가 사죄하지 않는데 피해자가 합의해주는 거 보셨어요?

아빤 늘 저더러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라고, 대나무가 너무 곧으면 부러진다고 걱정하시지만 현재의 한나라당을 관대하게 보는 것이 균형 잡힌 시각은 아닙니다. 중용이란 무조건 중간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식으로 말하면, 비겁과 만용 사이의 용기, 나태와 탐욕 사이의 야망, 자기비하와 자만 사이의 자존, 아첨과 무뚝뚝함 사이의 친근함, 수줍음과 뻔뻔함 사이의 겸손, 허풍과 자기경시 사이의 진실함, 우유부단과 충동 사이의 자제가 중용입니다.

제가 싸우는 상대는 아빠랑, 택시기사분들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ㅋㅋ (특정 직업 언급해 좀 그렇지만.. 전부 그런 것도 아니지만 택시 탔을 때 노무현 비하하지 않는 기사를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적당한 부패가 있어야 사회에 돈이 도는데 노무현이 때문에 돈이 안 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_-; 부패 있는 나라치고 경제성장률 높은 나라 없습니다. 그거 다 무지해서 하는 말이라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제게 지금의 한나라당은 타협의 대상이 아닙니다. 근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아빠가 그런다는 사실 때문에 아빠랑 많이 싸운 겁니다. 맨날 저렇게 대가 세서 어떡하냐고 걱정하시지만, 밖에 나가면 저 용기를 내지 만용을 부리진 않아요. 야망이 있지 탐욕이 있지도 않구요. 자기비하가 좀 심해서 친구들이 걱정할 정도지, 사람들하고 정말 잘 지냅니다. 제가 일전에 남자친구 사귈 때도 왜케 싸우냐고 그러셨죠? 발단은 늘 한나라당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 그 정도로 저는 한나라당 문제만큼은 양보할 수가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바뀐다면 저도 언젠가는 그 당을 지지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

한 번도 말한 적 없지만 제 꿈은 궁극적으로는 제갈량입니다. 유비보다는 제갈량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주군으로 모시고 싶은 사람이 없었지요.

지금은 한 분 마음에 담아 두었습니다. 근데 제가 아직 제갈량이 되기에는 많이 모자랍니다. 저는 5년 이후로 잡고 있습니다. 좌절할 수도 있겠죠.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정치인 주변에 모여들었다 타 죽는 불나방이 될 수도 있겠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처럼 평범한… 중산층도 안 되는 집에서(중산층이려면 적어도 10억 이상의 자산은 있어야 한다니^^;) 출세하는 사람은 나오기 힘들 거예요… 만약 아빠가 바라는 대로, 제가 권력의 중심권으로 진입하지 못해도 너무 뭐라고는 하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인간 노무현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너무나 분명해졌으니까요.

이래도 아빠가 한나라당을 좋아하신다면, 저는 더 이상 설득할 힘이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포기하고, 저는 제 길을 그냥 가겠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 땜에 속 끓이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빠도 저를 그냥 포기해주세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요. 아빠 생각이 바뀌든, 우리가 서로를 포기하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로 싸우게 되지 않기를 정말 정말 바래요….

그리고, 아빠가 한나라당 좋아하는 발언 할 때마다 아빠가 정말 미워지지만, 그래도 저는 아빠를 좋아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리라 믿어요. 어쩌니저쩌니 해도 저는 아빠를 많이 닮았거든요….

 Posted by at 11:55 AM

대학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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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02011
 

서울에 산이 없다고 우기는 대학이 있습니다. — 서울산업대

서울이 무척 춥다고 불평하는 대학이 있습니다. — 서울시립대

서울이 피곤하데요 … 서울교대

학생들이 하라는 숙제는 안하고 개기는 대학 — 배째대

교정에 앉은 새들이 하품만 하는 대학 — 하~버드대

들어갔다 하면 애들이 다쳐서 집에 오는 대학 … 경상대

욕설을 많이 배우게 되는 대학 — 욕스퍼드대

등록금이 가장 싼 대학 …… 인하대

맨날 큰 싸움이 벌어지는 대학 — 대전대

정력 센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대학 …. 와세다대

생선들도 다닐 수 있는 대학 …… 대구대

대 이병천 교수님이 훗날 설립할 대학 ……. 병천순대

어르신들만 다니는 대학교 …… 연세대

들어갔다 하면 서로 등돌리는 대학교 … 영~남대

들어가자 마자 나와야 하는 대학교 ….. 가야대

학생들이 모두 스님이 되어야만 하는 대학교 …. 중대

지원서 내기 전에 생각해야할 게 많은 대학 — 고려대.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대학교 …. 경기대

뛰어서 등교 해야 하는 대학교 …. 경주대

학생들이 깡통 들고 다니는 대학교 … 동양대

모든 정치, 사회, 문화적인 자유를 인정해주는 대학! … 용인대

덩치 큰 사람만 들어가는 대학 ….. 덕대

학교가 웬지 산만하고 집중이 않되는 대학 … 부산대

교대이며 완전 무상이지만 식겁을 각오해야 하는 대학 … ‘삼청교육대’

수학 못하는 학생도 들어갈 수 있는 대학 … 오산대

탤런트가 이사장인 대학 … 신구대

 Posted by at 3:18 PM

음식이름 가지고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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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62011
 

오늘 하루 신성한 먹는 음식을 가지고 언어의 유희를 좀 즐겨 보았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많은 친구분들이 재미있게 참여해주셨는데 이런 것이 브레인스토밍 아니겠습니까?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 오렌지를 먹어본지가 얼마나 오렌지?

돼지고기 내가 다 먹어도 돼지?

냉장고에 있던 소고기 당신이 다 먹었소?

요즘은 닭고기가 그닭…

라면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바로 잔다라면..

된장찌개 맛이 왜이래? 된장!

男: 이 바나나 주면 그녀가 나에게 바나나?

女: 내가 바나나 먹으면 그가 나한테 반하나?

우유 마시고 키 많이 크면 얼마나 좋우유.

어젯밤에 만두를 잔뜩 먹고 잤으니 아침 밥맛이 없을만두 하지.

카레 쳐먹고 오바이트라니, 누가 그카레??

오늘 점심엔 쌈밥을 먹고 싶쌈.

자다 말고 뭐하러 일어났어? 가게 가게…

장롱 근처에는 왜가니? 베개 베개..

요즘 나물 많이 드시면 정신이 나물나물합니다.

점심에 청국장으로 배불리 먹었더니 천국에 온 기분..

준구네 집에서 누가 돈까쓰 시켜먹구 토까스~

김과장 회이인분 시켜놓고 회이 하자

오진아씨! 오징어 덮밥 묵자!

오늘 저한테 복매운탕 사주시느분 복매우 받으실 꺼예요

짜장보고 자장이라 한 국어학자들 자장 자장 해줄테니 잠이라 쳐 자라!

아나고 먹고 숙제 아나고 잤네

잡채먹고 시험보면 시험 잡채요

너 다시마 먹는거 보고서리 난 입맛만 다시마

커피 10잔먹고 밤새우다 커피 터졌어요

순대 잘 처먹고 집은 왜 부순대?

미역국 먹고 미역 감으러 가야겠네~~요

여보 언능 오이 따가지고 오이소

이것아! 고기 다 쳐묵었으면 불판은 고기다 치워!

오징어 혼자서 다 쳐묵었나? 오~징허네~~

옥천 어죽 먹으면 너무 맛이 있어죽어!

김선생 언능 갈치 먹고 애덜 갈치러 갑시다.

자기야 혼자 참치먹는 자기 참치사해

간장을 너무 많이 드시면 간장에 해로와요

옛다 묵이나 묵어라!

명선님 추워요? 추워탕 드시러 갑시다 ㅎㅎ

저눔 쉬키 고래고기 처 묵더만 소리만 고래 고래 치네

피자 한판 먹고 담배나 한대 피자!

파전 한개 시켜놓고 젓가락 배틀 삼파전이 웬말이냐?

쥐새끼가 막걸리 먹고 취했다니 나에게 막 걸리기만 해봐라.

애들아 병천순대 다 먹었으면 어서 이병천 교수님 강의 들으러 가야쥐~(교수님 죄송합니다)

너 어제 나몰래 포장마차에서 오뎅 먹고 나오뎅.

고양이가 쥐새끼 먹고 기분이 고양되었다고 고양고양고양 잘도 우네!!

감자먹고 감잡었어~~!

맛있는 고구마 먹고 나니 기분이 좋고구마이…

라자니아만 먹으면 금방 배고파진다라자니아.

새우와 함께 긴 밤 지새우고 있습니다!

 Posted by at 9:58 AM

여러 가지 교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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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82011
 

질문을 하면 5분간 바보가 되지만 질문을 하지 않으면 평생 바보가 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고뇌에 복종하는 것은 치욕이 아니다. 오히려 쾌락에 복종하는 것이야말로 치욕이다.

천재는 바보로부터도 배울게 있고, 바보는 천재에게서도 배울게 없다.

지금 당신이 어떤 문제를 풀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공식을 몰라서가 아니라 인생을 공식에만 갇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수학이 아니다.

자신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동안 사실은 그것을 할 수 없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 스피노자

승자가 즐겨 쓰는 말은 ‘다시한번 해보자’이고, 패자가 즐겨 쓰는 말은 ‘해봐야 별수없다’이다. – 탈무드

언어학자들은 ‘똑 같은 말을 만 번 정도 반복하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말이 입안에 있어 있을 때는 내가 말을 지배하지만 말이 밖으로 나오면 말이 나를 지배하게 됩니다. 말은 우리의 생각을 꿰는 하나의 틀이 됩니다.

역경을 거꾸로 하면 경력이 됩니다. 역경이 있을 때마다 지혜롭게 잘 이겨내면 사람들이 그것을 당신의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면 노력은 성공의 아버지이다. 노력 없는 실패는 좌절만 낳을 뿐이다. 언제나 새로 출발할 기회가 있다는 걸 잊지 말고 역경의 시기에 다가오는 기회를 잡자. – 나폴레온 힐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제가 만났던 한 사진작가는 사진기를 내려놓고 저랑 3시간동안 얘기를 했어요. 결국 제가 못 참고 왜 사진 안찍냐고 물어봤어요. 그러자 자기는 그 사람과 친해진 다음에 사진을 찍는다더군요. – 안철수

성공에는 아무 트릭도 없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일에 전력을 다했을 뿐이다. 굳이 말한다면 보통 사람보다 아주 조금만 보다 양심적으로 노력했을 뿐이다. – 앤드류 카네기

‘기업가 정신’이란 경영자 마인드가 아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굉장히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해 그걸 결국은 이루어내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 – 안철수

사람에게 친구와 적은 모두 필요하다. 친구는 나에게 충고를 주고, 적은 경고를 준다. – 소크라테스

먼저 필요한 일부터 하시오. 다음에는 가능한(possible) 일을 하시오. 그렇게 게 하다 보면 갑자기 불가능해 보였던 일까지도 하게 됩니다. – St. Francis of Assisi

“자기가 태어나서 세상을 전보다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인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에머슨

“난 예수는 존경하지만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예수와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 마하트마 간디

기적이란 한사람의 도약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함께 동시에 내딛은 작은 발걸음이다. 난 바로 그 기적을 꿈꾼다.

이상은 이상일 뿐 현실과는 다르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상이 현실이 될 때 사회는 크게 진보한다.

1년 내내 햇빛만 있다면 그곳은 사막이 되고 만다. 구름도 끼고 비도 와야 한다. – 아라비아 속담.

마음속에 이뤄진 일이 실제 이뤄지지 않을 수는 있어도, 마음속에 이뤄지지 않은 일이 실제로 이뤄지는 법은 없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로서 여러분들에게 전쟁에 출정하라고 명령하지 않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다.” – 故 노무현 대통령

“가장 비싼 외교가 가장 싼 전쟁보다 싸다” – 송민순 전 외교장관이 강연에서 인용한 외교가의 격언

행복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땀흘려 가진것을 늘리거나 원하는 것을 줄이거나 또 한가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방법이 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 – A W 피네로

지난달에는 무슨 걱정을 했었지? 작년에는? 그것 봐라. 기억조차 못하고 있잖니. 그러니까 오늘 네가 걱정하고 있는 것도 별로 걱정할 일이 아닌 거야. 잊어버려라. 내일을 향해 사는 거야 !! – 생텍쥐페리

일어서라. 태어나자마자 헤엄치는 물고기는 있어도 태어나자마자 걷는 인간은 없다. 걷기를 배울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이 넘어져야 했던가. 실패의 아픔을 모르는 자 성공의 기쁨도 모르리니, 오늘의 실패를 디딤돌로 내일 기필코 성공에 이르도록 힘쓰라. – 이외수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당신이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고, 배운 것이 없다고 실망하거나 주저앉지 마라.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과 의욕만 있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 “당신이 가고자 하는 그 길을 가라!” – 이나모리 가즈오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교육이란 알지 못하는 바를 알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을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 마크 트웨인

사랑하면 닮습니다. 미워해도 닮습니다. 기왕 닮고 싶다면 사랑하면서 기쁘게 닮는 편이 낫고, 결코 닮고 싶지 않다면 미워하지 않고 닮지 않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실패한 자의 가장 큰 고질병은 바로 ‘미루기’이다.

타인에 대한 시선과 말이 사나워지는 딱 그 만큼 자신에게는 관대해진다. 자신에게 인색해지는 딱 그 만큼 타인에게 관대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 톨스토이

비전을 가진 사람은 조그만 사과씨를 보면서 사과나무를 사과나무에 열린 사과 열매를 사과나무 숲을 연상합니다.

“내가 가진 부는 무한하다. 왜냐하면 나의 재산은 소유가 아니라 향유이기 때문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 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는 사람… 생각과 행동의 균형이 건강한 인격입니다.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 빌 게이츠 – 독서는 꿈을 이루는 디딤돌입니다.

화가는 자신이 볼 수 있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릴 수 있는 것을 본다. – 에른스트 곰브리치

사랑은 여자를 급속도로 아름답게 만드는 고성능 화장품이다.

최악의 사태를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 잃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이것은 이미 모든 것을 얻었다는 것이다! – 데일 카네기의《절망은 없다》중에서

변혁은 단칼에 역사를 만드는‘위인’의 과업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백성’의 집단적 성취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 맥그리거 번스 – 이를 일찍이 깨우쳤던 세종대왕께서 백성에게 한글을 선물하셨죠.

‘재능’(才能)과 ‘재주’: ‘재능’을 ‘재미’있게 발휘하면 ‘재주’를 부릴 수 있습니다!

호기심이 없어지면 그만큼 나이를 먹은 것이다.

“나랏일을 걱정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요, 옳은 것을 찬양하고 악한 것을 미워하지 않으면 글이 아니다.” – 다산 정약용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 전쟁을 시작하고,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전쟁을 일으킨 후 승리를 기대한다.

나는 아름답지 않은 웃는 얼굴은 본 적이 없다.

친구는 기쁨을 두배로 해 주고 슬픔은 반으로 해 준다. – 독일 시인 실러.

춤추라,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지 않는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순신을 너무 영웅화하지 말자. 무릇 군인이라면 누구나 이순신처럼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분을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못남을 감추기 위해 영웅 뒤에 숨는다.

‘시간이 날 때 공부하겠다고 말하지 말라. 아마 시간이 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 <승자의 율법> 유태인 격언.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자식이 철이 들만 하면 어버이는 이미 곁에 없다.

경쟁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경쟁을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을 꿈꾸며 오늘도 한 발 한 발 나아갑니다. 전쟁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전쟁을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사회를 꿈꾸며 오늘도 한 발 한 발 나아갑니다.

번데기를 찢고 나오는 나비가 안스러워 번데기를 살짝 찢어 나비가 쉽게 나오도록 도왔더니 쉽게 나온 나비는 날지 못하더라.

신은 우리에게 성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신은 다만 우리가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마더 테레사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미래를 그리워하고, 실패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그리워한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아래서는 성장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아래서는 성숙합니다.

집채만한 파도를 보고서 처음엔 누구나 몸을 떨었을 것이다. 다들 앞다퉈 꽁무니를 빼던 어느 순간, 그것과 마주해 물결 위에 올라탈 생각을 한 이가 있었을 것이다 (서핑의 탄생). 휘몰아치는 바람, 그 앞에서 모두 머리를 조아릴 때 돛을 펴고 나아갈 생각을 한 이도 있었을 것이다 (범선의 발명). 그런 이들이 문 연 길을 따라 인류는 난관 속에서도 한걸음씩 진보했을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려면 Under(상대밑에) Stand(서야) 합니다.

꿈을 팔로윙하라! 꿈이 나를 맞팔하리니…

“사랑이 식었습니다.” 아닙니다.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닙니다. 바람처럼 부풀었다가 바람처럼 빠져나간 것은 사랑이 아니라 욕망입니다. 사랑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입니다.

군자는 자기의 이상이 실현되는 것을 기뻐하고, 소인은 눈앞의 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기뻐한다. – 강태공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어떤 말을 만 번 이상 되풀이 하면 그 일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었다. 지금 당신이 중얼거리는 말은 무엇인가?

애당초 시도하지 않는 것이 진짜 실패다. 시도도 않고 노력도 않는 사람이 진짜 실패자다. 나는 쉽게 성공한 사람보다 시도하다 꺾인 이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운다. – 리처드 브랜슨

이 세상에서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은 대부분, 이루어지기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선언되었던 것들이다. – 미국 대법관 루이스 브랜다이스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는 모두 사회에 기여한다. 낙관론자는 비행기를 만들고 비관론자는 낙하산을 만들어 내니까. 중도론자는 비행기에 낙하산을 싣는다.

 Posted by at 6:58 PM

대학이 우리말로 강의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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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02011
 

영어강의, 성균관, 패러데이
2011년 03월 20일 (일) 02:51:05 대학신문 snupress@snu.kr

이광근 교수 (컴퓨터공학부)

영어강의는 당연한 미래일까? 필요하지만 그것이 서울대의 국제화 포석의 핵심은 될 수 없다고 본다. 나는 들었다. 우리 학술계의 역사가 중국이나 일본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하나. 우리는 축적되지 않은 역사, 단절의 역사라고 한다. 중국은 천년이상 축적된 책들을 지금도 읽고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고 일본은 서구와 동아시아의 학술성과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이 삼백년을 넘었다고 한다. 우리는 다르다. 나는 우리 조상의 기라성같은 저서들을 읽을 수가 없다. 외국어(중국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기우일까? 모든 학문이 오리지날을 능가하는 것은 항상 어머니의 혀(모국어)로 달성된다고 한다. 영국 과학 기술은 라틴어나 불어로 꽃피지 않았다. 중국 불교는 산스크리트어로 인도를 넘어서지 않았다. 반면 우리의 성리학과 불교는 중국어로만 머물렀고 중국의 것을 넘어섰다는 소식은 드물고 아스라할 뿐이다. 지금은 영어로 같은 과거를 반복하고 있다. 단절될 것이고, 오리지널을 넘기 벅찰 거라고 본다.

모국어로 공부하기란 어떤 걸까? 예를 들어 만유인력, universal gravity라는 용어를 보자. 아마도 대다수는 ‘만유’를 소리로만 건성으로 지나칠 것이다. 영어(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느낌을 살려 ‘universal gravity’(‘완요우인리’)를 우리식으로 읽으면 ‘만유인력’이 아니라 ‘어디나 있는 끄는 힘’일 것이다. 쉬운 모국어가 아니라면 소리로만 이해 없이 주입되는 전문용어일 뿐이다.

이렇게 외국어로 겉도는 이해를 쌓아가게 되면 그 결과는 아마도 깊은 공부에 필요한 뒷심 부족으로 나타날 것이고 깊은 공부를 달성하는 인구는 그만큼 쪼그라들 것이다. 카오스 이론을 빌려 말한다면, 결과의 엄청난 차이는 초기조건의 미세한 차이에서 온다고 한다. 영어강의는 잘못된 초기조건이라고 본다. 서울대생이라면 영어소통에 능해야 하는 것은 기본. 우리는 그 너머를 지향해야한다.

‘Rede Lecture Series’라는 것이 있다. 캠브릿지 대학에서 일반 대중을 위해 여는 강연으로 현종 때(1668년) 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라틴어나 프랑스어로 강의하고 저술하지 않았다. 학문의 저변을 넓히고 토양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모국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모국어로 캠브릿지가 생산하는 지식을 대중들에게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어로 소수끼리만 소통하며 서서히 망해갔던 조선과 너무 대조되는 점이다.

우리와 비슷한 인구의 영국이 모국어로 힘차게 축적한 지식은 패러데이(Faraday) 같은 인물을 놓치지 않고 키워냈던 것이다. 영국 국민이 그 어느 누구보다 사랑했다던 과학자. 지금의 전자기 문명의 아버지인 패러데이는 책제본 공장의 불우한 노동자였다. 하지만 그가 제본하는 과학서적들이 모국어였던 덕택에 그는 제본소로 들어오는 모든 책들을 읽으며 당시의 과학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 모국어 토양 덕택에 학문이 고사되지 않고 소중히 자랐던 것이다. 일본이 모국어로 꾸준히 축적한 성과들. 덕택에 지금 일본은 다나카같은 중소기업 직원이 노벨상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

서울대에서 시작됐으면 한다. 쉽고 수려한 모국어 전공서적 집필 사업. 따사로운 모국어로 권위있는 전문서적들이 축적되지 않으면 우리의 실력은 깊은 숲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국제화가 필요할수록 울타리 없이 경쟁할 힘찬 실력을 키우는 두터운 토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의 물결이 영어강의로 찰랑이는 캠퍼스의 표면 아래를 도도히 흘렀으면 한다. 이렇게 초기조건을 제대로 잡아가면서 먼 훗날 큰 차이의 과실을 나누며 존경받는 서울대. 이게 아니라면 서울대는 조선의 성균관처럼 박제로만 남을 역사를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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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B가 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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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02011
 

Plan B가 없는 사회
교수님,

저는 생화학자입니다. 학자는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설명한다고 하지요. 기계공학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취향에 맞으실지는 모르지만, 요새 일어나는 일들을 제가 잘 알고 있는 언어로, 남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을 빌어서 해 볼까 합니다.

대장균이 들어있는 플라스크를 두 개 떠올려 주세요. 이 안에는 균들이 증식할 수 있는 영양소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 플라스크를 따뜻한 곳에 두고, 적당히 흔들어주면서 하루정도가 지나면 플라스크가 대장균으로 우글우글하게 될겁니다.

자, 여기다가 작은 변화를 주겠습니다. 플라스크 하나에 페니실린*(사실 페니실린은 대장균에게는 잘 안 듣기때문에, 대신 동생뻘인 앰피실린같은 항생제를 씁니다. 뭐 편의상 페니실린이라고 하죠), 을 넣는 겁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네, 인류를 살린 기적의 물질이, 아마도 99%, 많으면 99.9%의 대장균을 죽여버릴겁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1%, 0.1%의 균들은 내성이라는 걸 획득합니다. 페니실린이라는 독한 항생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우수한’ 균이 되는 거지요. 일단 이런 내성균들만이 살아남게 되면, 그 균들은 페니실린을 비웃듯이 플라스크를 가득 채울 정도로 번식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중등교육은 벌써 저 페니실린 플라스크의 구실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KAIST 입학생들은 이미 내성을 많이 획득한 상태지요. 그리고, ‘징벌적 등록금(저는 이 단어가 정치적으로 올바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작금의 상황을 잘 축약해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개선된’ KAIST 체계는, 또 다른 거대한, 페니실린이 잔뜩 들어간 ‘독한 플라스크’입니다. 이런 시스템에서, 입학사정관제의 비극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내성이 없이는 살 수 없는 플라스크에, 다른 방면으로의 뛰어난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페니실린 내성은 별로 없을 것 같은 몇몇 인재들을, 이미 내성을 가지고 있는 99%와 함께 집어넣고 잘 살아보라고 한 격이니까요.

대학은 페니실린 플라스크가 아닙니다

자, 원래의 플라스크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진짜 재미있는 실험은 이제부터거든요. 두 플라스크-정상균과 내성균-의 대장균들을 적당한 방법으로 표시를 한 뒤, 자연적으로 대장균이 우글우글하는 장소에다 풀어놓습니다. 하수처리장쯤이 좋겠네요. 그리고 일정한 시간들을 기다린 뒤, 얼마나 이 플라스크의 균들이 하수처리장을 장악하고 있는지 보는 겁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페니실린 없는 배지에서 자란 균들이 자연상태에서 훨씬 더 잘 경쟁하고 살아남습니다. 제가 이 실험을 직접 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내성균과 비내성균간의 경쟁에서, 선택압이 없다면 비내성균이 승리하는 경우는 상당히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획득된 내성이 ‘훌륭할수록’, 내성균들은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경쟁력을 더 크게 상실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내성균은, 내성이라는 생존에 유리한 강력한 무기를 획득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결함균이기 때문입니다.

페니실린 내성균은 균 내부로 들어오는 페니실린-세포벽이 형성되는 걸 막아서 세포가 분열될 때 터져버리게 만듭니다-을 무력화시키는 효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력한 무기지요? 하지만, 페니실린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라면, 이 무기는 짐이 될 뿐입니다. 왜냐구요? 개개의 생물체에게 주어진 자원과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페니실린이 가득한 플라스크 안에서는 다른 생존에 덜 필수적인 요소들을 다 버리더라도, 페니실린 내성 유전자에만 매달린 균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KAIST의 졸업생들이 지금의 시스템과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된다면, 지금 KAIST가 펴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어느 정도 정당화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불행히도(혹은 다행히도), 학생들이 학부를 졸업한 뒤 맞딱드리게 되는 환경은, 페니실린 잔뜩 들어간 또다른 플라스크가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하수처리장에 좀 많이 가깝다는 데에 지금의 문제가 있습니다. 공부 잘 하고 학점만 잘 받아서 인생 편히 잘 살 수 있으면, 그것도 뭐 좀 심심할지도 모르겠지만 훌륭한 선택이겠죠. 근데 KAIST의 구성원 모두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존영역을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플라스크 밖에서, 페니실린 내성은 별 쓸모가 없는 장식정도가 아니라, 생존성을 좀먹는 독입니다.

대학의 학부과정은 완성된 인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졸업생이 사회에 진출을 하건, 더 심화된 연구를 위해 대학원으로 진학하건 그들의 여정은 거기에서 비로소 시작입니다. 그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필수적인 교양을 심어주는 것이 학부과정이 지향해야 할 목표입니다. 더욱이 창의적인 과학자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국민의 세금을 쓰고 있는 KAIST는, 특정한 방향으로 선택압을 조절(또는 조작)함으로써 그들이 학점뿐만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할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됩니다.

Plan B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

제 자랑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만 저도 학부때는 꽤 공부 잘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전공수업을 당겨서 듣고, 2학년이 끝날때쯤에는 졸업에 필요한 수업들은 얼추 다 채울만큼이었으니까요. 그렇다고 겨우겨우 진도나 따라가면서 들었던 수업들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도대체 뭘 배우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방황했을 때, 학점 신경쓰지 않고 들었던 다양한 수업들이나, 대학생이기때문에 할 수 있었던 다양한 일들이 없었다면, 학점은 조금 더 잘 받았을지언정 아직도 계속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메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 만약 당장 학점이 빵꾸나면 수십만원씩 ‘징벌적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졸업을 앞둔 화학과 학부생이 약대 전공수업을 기웃거리다가 C를 받는 시도따위는 해 볼 수 없었겠죠. 지금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도, 전공 공부와는 하등 관계없을 것 같은 ‘인간생명의 과학적 이해’ 같은 수업을 들으면서, 인간이 구성하고 있는 사회를 어떻게 하면 생물학의 수준으로 설명하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쉬운 말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배웠기 때문입니다. 요새 통섭이다 학제간 연구다 또 새로운 바람이 부는데, 어느 누구도 모든 분야에 처음부터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리고, 페니실린 플라스크는 generalist를(그리고 많은 경우에는 specialist도) 키울 수 없습니다.

어느새부턴가 우리 사회가 plan B를 허용하지 않게 바뀌어 왔습니다. 단순히 재도전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최고의 답인 plan A가 존재하고, 그 plan A를 따라가지 못한 사람을 낙오자 취급하는 사회에서, 그것에 가장 강력하게 저항해야하는 것이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적 다양성이야말로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니까요. KAIST를, 오랫동안 몸담고 계셨던 MIT와 같은 수준으로 만들고 싶다는 교수님의 열망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MIT가 학생들에 대해 높은 수준을 기대하고 있고, 학생들이 받는 부담감도 높으며, 자살과 같은 불행한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KAIST 학부를 MIT 학부처럼 만들고 싶다면, 우선 MIT에 jazz 전공과 연극 전공이 있고, 학생 동아리인 MIT orchestra는 해마다 수준급의 연주를 들려주며, MIT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교수가 전자공학이나 화학이 아닌 언어학의 거두로, 동시에 정부와 기득권세력에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치 않는 노엄 촘스키라는 사실부터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랫만에 바위에 쓴 글.
POSTED BY EDTA450 AT 1:02 PM

http://edta450.blogspot.com/2011/04/plan-b.html

 Posted by at 10:27 AM

말이 좋아 e보안 전문가…복지? 딱! 공사장 잡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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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02011
 

[서울신문] “말이 좋아 사이버 보안 전문가지, 하는 일이나 처우는 날품팔이 막노동자 수준입니다. 나이는 40줄에 접어들었는데 아직도 하도급 용역으로만 전전하고 있으니….” 김진우(가명)씨는 요즘 백수다. 일감이 없다. 올 초까지 그는 한 은행 전산망 재구축에 용역으로 투입돼 보안 관련 작업을 했다. 하지만 계약이 끝나면서 출근할 곳을 잃었다. 그런 김씨에게 얼마 전 옛 직장 동료가 솔깃한 제안을 해 왔다. 미국에 서버를 둔 국내 도박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 침투해 회원 리스트를 빼내고 서버를 다운시키면 이전 연봉의 4배를 주겠다고 했다.

“거절은 했지만 솔직히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에요. 어차피 불법 도박사이트인데 우리한테 당하더라도 신고도 못 할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최근 농협과 현대캐피탈 등 금융기관의 보안망이 해커들에게 무방비로 뚫린 가운데 정보기술(IT)업계의 고질적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이에 따른 열악한 처우가 취약한 보안 인프라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능한 보안 전문가들이 생활고 때문에 음지의 해커로 전락하고, 일부는 직장을 찾아 국내를 떠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IT업계는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영세업체로 이어지는 협력업체의 먹이사슬이 어느 업종보다 길고 복잡하다. 삼성SDS, LG CNS, SK C & C 등 대기업을 정점으로 1차, 2차, 3차로 하도급 발주가 켜켜이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아래 단계로 내려갈수록 IT 인력들의 근무 여건과 처우가 악화된다. 그 결과는 용역 등 비정규직 고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 인사담당자는 “자체적으로 보안 전문 인력을 고용하면 1인당 7000만원 이상 주어야 하지만 외주를 주면 1인당 3000만원이면 충분하니 외부 인력을 쓰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심지어 국가 인터넷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경우도 사이버 보안을 담당하는 인터넷 침해 대응 센터 인력 131명 중 29%(38명)만 정규직이고 71%(93명)는 비정규직이다. 이영상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장은 “보안 전문가들에 대한 적절한 대우가 선행돼야만 이들이 나쁜 길로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67&newsid=20110423040219173&p=seoul

 Posted by at 10:24 AM

불행한 한국, 몰락하도록 놔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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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02011
 

몰락하는 한국사회, 어떻게 구할 것인가

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한국사회는 몰락하고 있다. 사회과학자의 양심을 걸고 하는 말이다. 이 사회는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다. 그저 불행하기만 한 게 아니라, 삶의 의욕조차 잃고 죽음을 택하는 이들이 가장 많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건 당연하다. 제 목숨을 부지할 희망도 없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자식을 부지런히 낳아 기르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한국이 몰락한다’는 말은 과장이나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이 현 출산율을 지속할 경우, 인구 감소로 소멸하는 첫 국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사 소멸을 피한다 치자. 절대 다수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회의 존속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한국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점은 아이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가 보여주듯,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국가 중 최하위다. 바로 위인 헝가리와도 (100점 만점에) 20점 이상이나 차이가 나는 ‘확실한 꼴찌’다. 벌써 3년째 이 바닥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 청소년들은 오래전부터 불행했다. 그리고 더 불행해지고 있다. 청소년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6년에 ‘행복하다’고 답한 고교생의 비율은 고작 13.7%였다. 올해 이 비율은 11.7%로 떨어졌다. 이 사회를 물려받을 청소년들 절대 다수가 불행하다는 말이다. 이런 사회에 미래가 있는가?

▲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일제히 치러지는 전국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2010년 7월 9일 저녁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청소년인권단체 아수나로’ 소속 학생들이 일제고사 반대를 주장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일제고사반대

끔찍한 현재, 더 끔찍한 미래

최하위 행복지수에 최고의 자살률, 그리고 최저의 출산율. 끔찍한 사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또 하나의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범죄다. 한국에서 범죄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범죄는 복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멜리사 부렉(Melissa Burek)의 2002년 복지-범죄 상관관계 논문이 잘 보여주듯, 복지투자를 늘릴수록 강력범죄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의 복지지출은 OECD 최하위 수준으로, 복지후진국인 미국에도 한참 뒤진다. 게다가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소득 양극화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곳이다. 몇 년간 주춤하던 범죄율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벌써 서울의 하루 범죄 건수가 하루 100건 이상 늘었고,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납치와 성폭행은 전국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경제가 성장한다고 범죄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사회통계학적으로 범죄율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것은 경제불평등과 복지투자 비율이다. 미국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가 넘으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범죄국가로 남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정부의 유일한 꿈인 ‘국민소득 4만 달러’가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

한국의 아동과 가족분야 복지지출 비중 또한 OECD 가운데 꼴찌다(복지에 관해서는 바닥을 지향하는 일관성 하나는 인정해 줘야 할 것 같다) 가족과 아동을 위한 지출은 미래 빈곤층을 줄이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선제투자의 성격을 갖는다. 복지는 일부 계층을 위한 ‘선심’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혜택을 입는 현명한 대비책인 셈이다.

우리가 ‘포퓰리즘’이네, ‘좌파정책’이네 하며 미루고 있는 복지투자는 이후 무장경찰을 늘리고, 감옥을 새로 짓고, 길에 널린 시신을 수습하는 비용으로 쓰게 될 것이다. 아이들 하굣길을 걱정하고, 밤거리 귀가를 주저하고, 담장을 높이고 사설 경호서비스에 가입하는 비용은 개인이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 아동범죄 예방을 위한 어머니폴리스 회원들이 2008년 5월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석수초등학교에서 안전한 하굣길을 위해 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 유성호 선부동

보호막 사라진 사회

한국은 치안이 비교적 잘 유지된 나라였다. 흥미롭게도 외국 학자들은 한국의 낮은 범죄율을 ‘특이현상’으로 다루곤 했다. 한국의 사회조건을 보면 높은 범죄율을 예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유럽 같은 복지국가도 아니고, 일본처럼 기업 주도의 사내복지가 보편화된 나라도 아니다. 일본은 사회복지투자가 유럽에 비해 낮지만(물론 한국보다는 높다), 사용자가 노동자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온정의 눈물이라는 뜻의) ‘우에토’ 온정주의가 사적 복지기능을 했다. 덕분에 어느 나라보다 소득불균형 정도가 적었고, 안정된 치안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에는 공적·사적 복지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에 정부에 대한 신뢰와 공권력에 대한 존경심은 어느 곳보다 낮다. 이런 나라가 어떻게 치안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한국정부의 철권통치적 억압이 범죄를 억제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더 정확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독특한 가족제도다.

앞서 말했듯, 경제성장은 그 자체로 범죄를 막지 못한다. 그러나 197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초고속 경제성장은 모든 사회구성원이 쉽게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정부의 ‘복지무능’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소득 양극화를 피할 수 있었다.

물론 정부와 기업 모두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가혹한 노동조건을 노동자 스스로 개선해야 했기에, 세계 어느 나라보다 전투적인 노동조합이 탄생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입만 열면 ‘강성 노조’를 탓하지만, 한국의 노조는 무능한 정부와 비인간적 기업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의 가족은 사회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구성원들을 보호하는 안전망 구실을 했다. ‘산업화 세대’가 높은 교육을 받지 않아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과거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고도의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노동집약적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를 힘겹게 지탱했던 고도성장과 가족의 두 보호막은 사라진 지 오래다.

▲ 야3당, 여성 노동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010년 10월 26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공동회견을 열고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자율형 어린이집 도입 철회 및 비정규직 여성의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저출산 대책

현 정부의 무지와 무능

이제 과거 형태의 고도성장은 불가능하며, 가족이 사회 안전망 기능을 대신할 수도 없다. 산업세대 가장은 은퇴했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재편되었고, 경제성장은 고용과 재분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은 늘지 않고 양극화가 확대되는 현상이 이 점을 입증한다. 자식은 부모 세대보다 훨씬 높은 교육을 받았어도 취직을 하지 못하고, 부모와 형제는 이들을 보살필 경제력을 잃은 지 오래다.

현 정부는 이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주장은 그가 복지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갖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일자리가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복지다.

한국사회는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으면서도 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어떤 대안을 준비해 뒀는가? ‘기업들, 고용 많이 하라’고 이따금씩 주문하는 것 말고 말이다. ‘최고의 복지’라는 일자리는 고용주 재량에 맡기고, 여기서 소외된 사람들은 가족에게 떠넘기는 게 현 정부의 복지정책이다.

한국정부는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얼마 되지도 않는 복지혜택조차 주지 않는다. 가족과 연락이 되든 말든, 부양의지가 있든 없든 말이다. 정부가 깨달아야 할 점은, 더 이상 복지기능을 가족에게 떠넘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 가족은 이제 그럴 여력이 없다. 부모가 자식을 안고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자식이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하는 부모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노부모가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죽음을 택하는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가?

하지만 (우리가 국민 해봐서 알듯) 현 정부에 기대를 품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오히려 현 정부의 부정적 유산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를 시민사회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이명박 이후’ 준비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여기 있다.

▲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아동대상 성폭행범 처벌 강화와 법 개정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2009년 10월 10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100여 명의 누리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조두순사건

‘이명박 이후’를 준비하자

‘이명박 이후’를 준비하는 것은, 모든 문제를 이명박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물론 표현의 자유 억압이나 ‘4대강 개발’ 자연 파괴처럼 현 정부가 새로 만들어 낸 문제가 적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는 경쟁교육이나 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 기업의 사회책임 부재처럼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문제들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문제점들을 해소할 방안을 고민함으로써 살 만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최소한 이 사회가 더 불행해지는 일이 없도록. 이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말이다.

서둘러야 한다. 현 정부가 지나간 후면 너무 늦다. 집권세력이 물러나면 법적·도의적 책임을 낱낱이 물어야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과거 권력의 죄를 묻는 것과 그들이 남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권력자의 임기와 자연인으로서 누리는 수명보다 오래 존속해야 한다면 말이다.

현 정부의 유산만이 아니다. 집권세력과 시민사회를 중재하지 못했던 한국의 언론, 그리고 탐욕과 무지로 인해 부도덕하고 무능한 세력에게 권력을 안긴 우리 자신까지 돌아보아야 한다.

앞으로 세 번에 걸쳐 ‘이명박 정부가 망가뜨린 것,’ ‘언론이 망가뜨린 것,’ ‘우리 자신이 망가뜨린 것’을 살펴보려고 한다.

출처 : 불행한 한국, 몰락하도록 놔둘 건가 – 오마이뉴스

 Posted by at 10:15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