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외교’로 한미 관계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합니다

최근 한미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3,500억 달러 투자 요구라는 난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거의 밀실 외교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투명한 소통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고, 미국 내 여론을 움직이는 새로운 차원의 외교가 필요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투명 외교’는 바로 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1. 부당한 요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시장 논리’와 ‘경제 주권’의 문제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 공개, 또는 대미 연설을 통해 3,500억 달러 현금 투자 요구의 부당성을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 “시장 경제 원칙에 대한 도전”: 3,500억 달러 현금 투자는 일반적인 ‘이윤 추구’ 목적의 투자가 아닙니다. 특정 국가가 일방적으로 조성하고 운용하는 펀드에 막대한 현금을 투입하라는 것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 결정 자율성을 박탈하고 정상적인 시장 경제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 관계의 근본을 흔드는 일입니다.
  • “한국 경제 주권에 대한 위협”: 3,500억 달러는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의 85%**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이러한 현금 투자는 국가 경제의 안전판을 허물고, 원·달러 환율 폭등을 초래하여 한국 경제의 주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동맹을 위해 국가 경제의 기반을 흔들 수는 없습니다.

2. 미래 대미 투자 방향성 제시: ‘전략적 동맹’으로서의 역할 재확인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이 앞으로도 미국의 든든한 파트너임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 ‘핵심 기술 공급망’ 투자 확대: 우리는 첨단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핵심 산업 분야에서 미국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자금 투입이 아닌,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공유하는 ‘전략적 투자’**입니다.
  • ‘미국 우선주의’와의 조화: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CHIPS Act) 등 미국의 정책을 존중하며 현지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는 이미 미국 내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상호 이익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3. 공개적 소통의 장 마련: 미국 국민들에게 진심을 전하는 기회

이재명 대통령은 곧 있을 유엔 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하는 길에, 다음과 같은 공개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 미국 내 한국인 동포 모임 연설: 한국계 미국인 커뮤니티는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의 기여를 강조하며 한미 동맹의 가치를 역설함으로써 미국 여론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주요 언론 기고 및 인터뷰: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에 기고문을 발표하거나, 인터뷰에 응하여 한국의 입장을 직접 설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시장 원리’와 ‘동맹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논리가 언론을 통해 확산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요구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투명 외교’ 전략은 과거의 밀실 외교가 가져왔던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